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폐지 기준인 상관계수 0.7을 제곱하면 결정계수는 0.49에 그친다. 나머지 0.51, 절반이 넘는 몫은 펀드매니저의 재량적 판단으로 채워진다는 뜻이다. 상관계수 요건 미달로 상장폐지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 수치에 담긴 의미를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액티브 ETF 4종이 상관계수 요건 미달로 상장폐지됐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 ETF도 오는 19일 상장폐지된다. 본지가 앞서 전한 대로 이 ETF는 비교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고도 상관계수가 3개월 연속 0.7을 밑돌아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액티브 ETF 운용역이 이미 상당한 운용 자율성을 부여받고 있다는 해석이 이번 사례를 계기로 다시 나온다. 연합인포맥스는 18일 칼럼에서 상관계수를 제곱한 결정계수 개념으로 이 문제를 짚었다.
상관계수는 ETF 순자산가치가 비교지수와 얼마나 비슷한 방향·수준으로 움직였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액티브 ETF는 이 값이 0.7 미만인 상태가 3개월 이상 이어지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패시브 ETF에는 더 엄격한 0.9 기준이 적용된다.
결정계수는 상관계수를 제곱한 값으로, 기초지수가 ETF 성과를 얼마나 설명하는지 나타낸다. 액티브 ETF 기준치인 0.7을 대입하면 결정계수는 0.49가 된다. 나머지 0.51은 종목 선택이나 비중 조절 같은 펀드매니저의 재량적 운용으로 성과가 갈린다는 의미다. 패시브 ETF가 기초지수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과 달리, 액티브 ETF는 제도상으로도 이미 절반 넘는 운용 폭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본지가 앞서 전한 대로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 ETF는 5월 14일 기준 과거 1년 수익률 36.06%, 상장 이후 수익률 37.20%를 기록했다. 비교지수인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 지수(Dow Jones U.S. Dividend 100 Index) 원화환산지수보다 각각 9.42%포인트, 9.68%포인트 높았다. 초과 수익을 냈음에도 지수와 함께 움직이는 정도를 나타내는 상관계수에서는 기준을 넘지 못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일부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 단기 급등하면서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초과 수익을 위해 편입한 종목이 성과에는 기여했지만 상장 유지 요건인 지수 연동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심현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주식투자부문 최고투자책임자는 “고객들께 불편을 드려 송구스럽다”며 “운용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지속해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상관계수 요건을 '과도한 규제'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 있다. 이미 절반 넘는 운용 자율성이 열려 있는데도 상장폐지가 발생하는 건 규제 강도가 아니라 운용 역량의 문제라는 해석이다.
반대로 업계에서는 초과 수익을 내고도 상관계수 미달로 퇴출되는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주식 커뮤니티 투자자는 “액티브 ETF 목적이 초과 성과인데, 초과 성과를 냈다고 상장폐지한다는 것은 애초에 충돌”이라며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상관계수 제약이 없는 '완전 액티브' ETF 도입을 위한 규제 완화도 논의되고 있다. 김성훈(Kim Sung-hoon) DS자산운용 대표는 'DS 코스닥액티브'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상관계수 규제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제도”라며 “업계에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8월 안에는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 논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책과 맞물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초과 성과를 이유로 상장폐지를 미뤄주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펀드매니저의 시장 예측이 어긋나면 반대로 비교지수를 밑도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고, 이 경우 투자자는 애초 안내받은 운용 범위를 벗어난 위험에 노출된다는 논리다. 초과 수익이 났을 때만 상장폐지를 유예해주고 초과 손실 땐 그대로 진행하는 방식은 투자자와의 약속이라는 상관계수 요건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는 1,155개, 이 중 액티브 ETF는 319개로 종목 수 기준 27.6%를 차지한다. 액티브 ETF가 전체 시장의 4분의 1을 넘어선 만큼 상관계수 요건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사례는 추가로 나올 수 있다.
상관계수 기준에 따른 액티브 ETF 상장폐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액티브 ETF 4종에 이어 이번 타임폴리오 사례까지, 초과 성과를 추구하는 운용 방식과 상품 정체성 관리 기준이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 ETF는 18일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19일 상장폐지된다. 해지상환금은 21일 지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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