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그넷, 5108억원 투입 뒤 750억원 매각 추진

| 류하진 기자

SK(034730)가 전기차 충전기 제조 자회사 SK시그넷 지분 정리에 들어갔다. 5108억원을 투입한 회사의 매각 대금은 최초 750억원, 성과 연동분을 포함해 최대 2000억원으로 제시됐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7월 24일부터 8월 24일까지 SK시그넷 보통주와 우선주 최대 1007만2587주를 주당 8200원에 공개매수했다. 전량 매수 때 공개매수 대금은 825억9521만원이며 결제일은 8월 26일이다.

공개매수의 목적은 SK시그넷 상장폐지와 완전자회사화다. SK는 공개매수 뒤 남은 지분을 포괄적 주식교환 등으로 취득하고, 이후 잠재적 매수자에게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정도 제시됐다. SK는 올해 4분기까지 상장폐지와 완전자회사 편입을 마치고 2027년 1분기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거래 구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매각 대금이다. SK는 최초 750억원을 받고, 2028년과 2029년 SK시그넷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에 따라 최대 1250억원을 추가로 받는 이익 연계 지급조건을 논의 중이다.

이익 연계 지급조건은 거래 종결 뒤 대상 회사 실적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매도자가 추가 대금을 받는 구조다. 이번 안에서는 2028년 최대 750억원, 2029년 최대 500억원이 추가 지급액으로 거론된다.

최대 지급액을 모두 받으면 매각 총액은 2000억원이다. 다만 성과 조건이 붙어 있어 최종 회수액은 SK시그넷의 2028년과 2029년 EBITDA에 따라 달라진다.

SK가 지금까지 SK시그넷에 넣은 금액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SK는 2021년 2932억원을 들여 SK시그넷을 인수했고, 이후 세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4282억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이번 공개매수 대금 약 826억원을 더하면 전체 투입액은 5108억원이다. 최초 매각 대금 750억원만 받을 경우 단순 차이는 4358억원, 최대 2000억원을 받더라도 차이는 3108억원이다.

다만 이 차이를 SK의 확정 손실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SK시그넷 장부에는 1410억원의 부채가 있고, 실제 회계상 손익은 매각예정자산 평가, 거래비용, 성과 연동 지급액의 공정가치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SK는 이번 결정 배경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와 충전 인프라 투자 지연을 들었다. SK는 공개매수 관련 자료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충전 인프라의 신규 투자 지연으로 충전기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시장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충전기 제조업체 간 경쟁은 오히려 심화했다”고 밝혔다.

SK시그넷은 지난해 4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 사업은 성장 산업으로 분류돼 왔지만,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수익성 확보가 늦어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 사업이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매각 추진은 SK의 사업 재편 흐름 안에서 진행된다. 앞서 SK는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매각하기로 확정하며 재무 건전성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투자 재원 확보를 매각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잠재적 인수자로는 사모펀드 운용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연합인포맥스는 보도했다. SK의 공개매수 결제일은 8월 26일이며, 회사는 올해 4분기 상장폐지와 완전자회사 편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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