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4배까지 낮아지며 S&P500지수와의 평가 배수 격차가 좁아졌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에 붙던 프리미엄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야후파이낸스는 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선행 PER이 24배로, S&P500지수의 21배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선행 PER은 앞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기준으로 주가 수준을 따지는 지표다.
성장률이 높은 기업은 통상 높은 평가 배수를 적용받는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선행 PER은 AI 열풍이 본격화한 2024년 8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밸류에이션 하락이 곧 실적 부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강한 분기 실적을 이어갔지만, 시장은 과거처럼 미래 기대를 주가에 크게 선반영하는 데 더 신중해졌다는 분석이다.
AI 슈퍼사이클 초기에는 이익과 현금흐름 기대가 먼저 가격에 반영됐다. 이후 실제 이익 규모가 커지면서 평가 기준도 기대에서 실적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할란 서(Harlan Sur)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지난 4개 분기 동안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전망을 평균 4% 웃돌았지만 이후 7~30일간 주가는 평균 3~5% 하락했다”고 말했다. 단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도는 것만으로는 의미 있는 재평가를 이끌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서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재평가 조건은 세 가지다. △AI 연산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지배력을 유지하는지 △최근 인프라 자금지원 계약이 데이터센터 전력과 자금조달 병목을 줄이는지 △중국 사업이 회복되는지가 핵심이다.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GPU와 맞춤형 반도체 간 경쟁도 거론된다. 서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선두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면서도, 빅테크의 자체 AI칩 사용이 늘며 GPU와 ASIC·XPU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봤다.
GPU는 대규모 병렬 연산에 강점을 가진 반도체로, 생성형 AI 학습과 추론 수요 확대의 핵심 장비로 꼽힌다. ASIC과 XPU는 특정 작업에 맞춰 설계하거나 범용 연산 구조를 달리한 반도체로, 클라우드 기업의 비용 절감 전략과 맞물려 GPU의 대체재 또는 보완재로 거론된다.
중국 사업도 변수로 제시됐다. 서 애널리스트는 H200 GPU의 중국 출하가 본격화할 경우 다음 분기 가이던스와 이후 실적 추정치에 상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H200을 10만개 추가 출하할 때마다 약 30억 달러(약 4조1490억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는 애널리스트 추정치로, 실제 출하와 실적 반영 여부는 실적 발표와 회사 설명을 통해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엔비디아는 26일(현지시간) 장 마감 뒤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회사는 해당 분기가 7월 26일 끝났고, 실적 공개 직후 콜레트 크레스(Colette Kress)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서면 논평을 투자자 사이트에 게시한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실적은 미국 AI 반도체주의 평가 기준을 확인하는 재료다. 본지는 앞서 미국 반도체 업종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7월 조정으로 낮아졌다는 분석을 전했다.
엔비디아의 PER 하락은 가격 방향을 단정할 신호가 아니라, AI 투자 확대가 실제 매출과 점유율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국면을 보여준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매출 가이던스와 함께 AI 연산 시장 점유율, 인프라 투자 효과, 중국 H200 출하 관련 설명이 함께 점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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