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지수 10% 추가 하락 가능성, 뱅크오브아메리카 거론

| 김하린 기자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BofA)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단기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를 이끌어 온 업종이 금리와 데이터센터, 자금 조달 우려를 동시에 맞으면서 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CNBC는 25일(현지시간) 비벡 아리야(Vivek Arya)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원이 고객 메모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단기적으로 최대 10% 더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한국시간으로는 26일 전해진 내용이다.

아리야 연구원은 반도체 지수가 10% 추가 하락할 경우 최근 두 달간 이어진 조정 장세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반도체 업종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대비 상대 밸류에이션은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전 수준에 가까워진다는 설명이다.

그가 지목한 단기 부담은 △미 국채 금리 상승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 반발 △순환 금융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다. 기관 투자자의 반도체 보유 비중이 S&P500 대비 13% 많다는 점도 수급 부담으로 제시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업종 지수다. 엔비디아($NVDA), AMD($AMD),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 인텔($INTC) 등 설계·제조·장비·부품 기업의 주가가 함께 반영돼 AI 투자 심리와 기술주 위험 선호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AI 투자 확대는 반도체 업종의 장기 성장 논리로 작용해 왔다. 다만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는 전력과 부지, 지역 인허가, 금융 구조를 함께 필요로 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 논리와 실제 투자 회수 속도 사이의 간극이 시장 쟁점으로 남아 있다.

밸류에이션도 조정 구간에 들어섰다. 챗GPT 공개 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S&P500 대비 약 9% 할인돼 거래됐다.

이후 AI 붐으로 프리미엄은 15%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최근 수개월간의 조정 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S&P500의 선행 PER은 모두 약 20배 수준에서 균형을 이뤘다는 것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반도체 기업들의 향후 주당순이익(EPS) 연평균 성장률(CAGR)을 약 70%로 추정했다. 선행 PER 20배 수준을 놓고는 조정 압력과 펀더멘털 평가가 함께 제기되는 구조다.

개별 종목으로는 엔비디아, 마벨 테크놀로지($MRVL), AMD,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램리서치($LRCX), 인텔, 아날로그 디바이시스($ADI), 온세미컨덕터($ON)가 언급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들 종목을 주요 반도체주로 제시했다.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자본 회수율 둔화 가능성과 기업용 시장 매출 흐름이 하방 리스크로 거론됐다. 마벨 테크놀로지는 맞춤형 AI 칩 사업의 양산과 매출 가시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종목으로 언급됐다.

이번 분석은 앞서 본지가 전한 AI 주도 장세의 집중도와 자금 쏠림 논쟁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에도 핵심 쟁점은 AI 인프라 투자 자체보다 막대한 자본 지출을 실제 매출과 수익으로 회수할 수 있느냐에 있었다.

한국 가상자산 투자자에게도 반도체 조정은 별도 시장의 일만은 아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기술주, 미 국채 금리, 달러 유동성, 위험 선호 변화와 함께 언급돼 왔다.

다만 반도체 지수의 추가 조정이 가상자산 가격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단정하기 어렵다. 엔비디아 실적과 미국 국채 금리 흐름이 AI 반도체 밸류에이션과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함께 가늠할 다음 확인 지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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