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가 인공지능(AI) 사업과 자회사·투자 사업을 나누는 인적분할을 추진하면서 17조4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 할인 해소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연합인포맥스는 카카오가 복잡해진 그룹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기 위해 회사를 카카오X와 카카오AI로 나누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카카오는 21일 이사회에서 카카오X를 존속법인으로, 카카오AI를 신설법인으로 두는 인적분할안을 결의했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카카오X 0.64, 카카오AI 0.36이다. 기존 주주는 이 비율에 따라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받는다. 본지는 앞서 카카오가 카카오AI 분할 재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며 거래소 심사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카카오가 공개한 지배구조 개편 자료에서 최근 5년간 이사회 비경상 안건 27건 중 자회사 지원과 구조개편 관련 안건은 23건이었다. 비중은 85%다. 카카오 본업 관련 안건은 4건, 15%에 그쳤다.
지난해 투자심의기구에서도 자회사 관련 안건은 전체 32건 중 27건으로 84%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콘텐츠 13건, 테크핀 8건, 모빌리티 4건, 기타 자회사 2건이었다. 카카오는 자회사 지원 중심의 자본 집행과 의사결정이 본체의 역량 집중을 떨어뜨렸다고 봤다.
계열사 정리도 병행됐다. 카카오 반기보고서 기준 연결 대상 종속회사는 지난해 말 146개에서 올해 6월 말 125개로 줄었다. 상반기 중 3개가 새로 편입됐지만 카카오게임즈 관련 회사를 포함해 24개가 연결 대상에서 빠졌다.
인적분할은 기존 회사의 일부 사업을 떼어 새 회사를 만들고, 기존 주주가 분할되는 회사의 주식을 일정 비율로 나눠 받는 방식이다. 물적분할처럼 신설회사 지분을 기존 회사가 보유하는 구조와 달리, 이번 분할은 기존 카카오 주주가 카카오X와 카카오AI 주식을 함께 받는 형태다.
분할 뒤 카카오AI에는 카카오톡, 맵, 광고, 커머스, AI 사업이 배치된다.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카카오모빌리티 등을 보유한 투자회사 성격을 띤다. 기존 CA협의체 같은 그룹 공동 조직은 두지 않을 예정이다.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은 21일 기자설명회에서 “지금 시점을 놓치면 안 된다는 절실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AI 서비스 경쟁에서 속도를 높이려면 사업회사와 투자회사의 의사결정을 분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저평가 논리도 분할의 핵심 근거다. 카카오는 올해 8월 기준 국내외 증권사의 사업별 평가를 합산한 잠재 기업가치를 34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 14일 기준 3개월 평균 시가총액은 16조8000억원이다.
회사 계산으로는 17조4000억원이 시장가치에 반영되지 않았다. 사업부별 가치를 합산한 SOTP 대비 할인율은 50%를 웃도는 수준이다. 복수 사업을 함께 보유한 기업이 개별 사업 가치의 합보다 낮게 평가받는 복합기업 할인이 분할 명분으로 제시된 셈이다.
증권가 평가는 갈렸다. LS증권은 최근 카카오의 멀티플 하락 원인이 복잡한 지배구조보다 AI 서비스 고도화와 수익화 지연에 있었다고 봤다. 인적분할이 즉시 할인율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증권은 인적분할이 복합기업 할인을 일부 낮출 수 있지만 카카오X에는 투자 지주회사 할인, 카카오AI에는 AI 수익화 검증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분할로 하나의 할인 요인이 사라지기보다 두 회사에 각각 다른 할인 요인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본지가 전한 신영증권의 카카오 분할 분석은 이번 개편이 카카오톡 중심 구조에서 벗어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AI 수익화와 지주회사 할인은 분할 때문에 새로 생긴 문제가 아니라 기존 카카오가 이미 안고 있던 과제라는 판단이다.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2027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할 예정이다.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 추진일은 2027년 1월 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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