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해명을 다시 반박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선행투자와 고려아연 출자 펀드의 후속 투자 시점이 겹치거나 가까워 운용사의 독립 판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28일 입장문에서 “최 회장 및 그 일가가 비상장 엔터·콘텐츠 기업에 투자한 시점과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의 투자 시점이 일치하거나 수십일~수개월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 측 해명에 대해 “진실을 가리기에는 지나치게 궁색한 변명”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방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의 출자자(LP)일 뿐이며,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의사결정은 운용사(GP)가 독립적으로 수행했다는 입장을 밝힌 뒤 나왔다. 고려아연은 앞서 영풍·MBK파트너스 측 주장이 9월 9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둔 여론전이며, 미확정 자료를 자의적으로 발췌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GP는 펀드 운용과 투자 판단을 맡는 업무집행사원이고, LP는 펀드에 자금을 대는 출자자를 뜻한다. 블라인드펀드에서는 통상 투자처를 미리 특정하지 않고 운용사가 투자 대상을 정한다는 점에서, 고려아연은 출자자 지위와 운용 판단을 분리해 설명하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가 제시한 핵심 사례는 아크미디어와 슬링샷스튜디오다. 양측은 최 회장이 2020년 5월 29일 개인 명의로 아크미디어 제1회 전환사채 17억원을 인수했고, 42일 뒤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코리아그로쓰 제1호 펀드가 아크미디어 제2회 전환사채 250억원 전액을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2021년 7월에도 원아시아파트너스의 다른 펀드가 아크미디어 전환사채 10억원을 인수할 때 최 회장과 사촌 3명이 같은 날 또는 15일 간격으로 전환사채를 나눠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리아그로쓰 제1호의 투자가 들어가기 직전 최 회장 측이 보유한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지분율을 환산하면 약 45%에 달하는 최대 투자자”라고 주장했다.
전환사채는 일정 조건에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비상장사 투자에서는 향후 기업가치가 오를 경우 지분 확보 수단이 될 수 있어, 투자 시점과 후속 자금 유입 여부가 이해상충 논란의 쟁점이 되기 쉽다.
슬링샷스튜디오 사례도 제시됐다. 영풍·MBK파트너스는 2021년 5월 최 회장의 개인투자 조합인 여리고1호가 슬링샷스튜디오 제3회 전환사채 30억원을 인수했고, 같은 해 10월 최 회장의 사촌 3명이 제5회 전환사채 15억원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후 2022년 1월 원아시아 아비트리지 1호 펀드가 슬링샷스튜디오 제6회 전환사채 30억원을 인수했다는 것이 영풍·MBK파트너스의 설명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 같은 순서가 최 회장 측 선행투자와 고려아연 출자 펀드의 후속 투자가 맞물린 정황이라고 보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2023년 6월 7일 여리고1호 조합과 원아시아 망고스틴 제1호 펀드가 슬링샷스튜디오 제13회 전환사채 총 80억원을 같은 날 나눠 인수했다고도 했다. 여리고1호 조합이 30억원, 원아시아 망고스틴 제1호 펀드가 50억원을 맡았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갈등은 원아시아파트너스 출자와 후속 투자 구조를 둘러싼 앞선 공방에 이어 임시주총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앞선 공방에서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자금이 최 회장 측 선행투자 기업에 후속 투자됐다는 구조를 문제 삼았고, 고려아연은 운용사의 독립 판단이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논란은 감사위원 독립성 논쟁과도 맞물려 있다. 지배권 분쟁이나 감사위원 선임처럼 표 대결이 예상되는 안건에서는 투자 구조와 자금 흐름을 둘러싼 설명이 주주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려아연 측은 원아시아파트너스 관련 투자가 운용사의 독립적 판단이었다는 입장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같은 시기 같은 회사에 투자가 이뤄진 정황을 들어 이 설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섰다.
고려아연 임시주총은 9월 9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안건은 독립이사 선임과 감사위원 선임 등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