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주 정부 자금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인플레이션 헤지(방어)와 자산 다각화를 목표로 내건 이번 움직임은 미국 내 공공 자금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 의회에 '2026년 인플레이션 방지법(Inflation Protection Act of 2026)'으로 명명된 상원 법안 143호(SB 143)가 상정됐다.
◇ "디지털 자산에 최대 10% 투자"... 사실상 비트코인 겨냥
크리스 로즈(Chris Rose) 상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주 재무부 투자위원회(Board of Treasury Investments)가 관리하는 자금의 최대 10%를 금, 은, 백금 등 귀금속과 특정 디지털 자산에 할당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목할 점은 투자 가능한 디지털 자산의 기준이다. 법안은 '직전 연도 평균 시가총액이 7,500억 달러(약 1,000조 원) 이상인 자산'으로 대상을 한정했다.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하는 가상자산은 비트코인이 유일하다. 법안의 설명문에도 "이 법의 목적은 재무관이 금, 은, 그리고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어, 사실상 비트코인을 직접 겨냥한 법안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연방 또는 주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투자도 허용된다. 투자 한도는 매수 시점 기준으로 적용되며, 자산 가치 상승으로 10% 비중을 초과하더라도 강제 매각 의무는 없으나 추가 매수는 제한된다.
◇ 커스터디 규정 강화 및 이자 수익 창출 허용
이번 법안은 안전한 자산 보관을 위한 구체적인 커스터디(수탁) 요건도 포함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은 주 재무부가 직접 관리하거나 적격 제3자 수탁기관, 또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통해 보관되어야 한다. 지리적 분산 보관, 접근 통제, 감사 및 재해 복구 시스템 등 까다로운 보안 표준도 준수해야 한다.
단순 보유를 넘어 수익 창출을 위한 조항도 마련됐다. 법안은 주 정부가 법적 소유권을 유지하는 조건 하에 제3자 제공업체를 통한 스테이킹(Staking)이나 대출(Lending)을 통해 추가 수익(Yield)을 올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연금 기금의 경우 직접 투자가 아닌 규제된 ETF 상품을 통해서만 투자가 가능하도록 제한을 두었다.
◇ 美 주 정부들, '비트코인 비축' 경쟁 본격화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이번 행보는 비트코인을 공공 자금의 장기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미국 내 흐름을 반영한다. 앞서 위스콘신주 투자위원회(SWIB)가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한 사실이 공개된 바 있으며, 최근 로드아일랜드주에서도 소액 비트코인 거래에 대한 세금 면제 법안이 재발의되는 등 각 주 차원의 친(親)크립토 입법이 잇따르고 있다.
SB 143호는 현재 상원 은행·보험 위원회에 회부되었으며, 이후 재무 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다른 주 정부들에게도 강력한 선례가 되어 공공 부문의 비트코인 채택이 도미노처럼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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