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치권에서 비트코인(BTC)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정치와 크립토’의 결합 여부가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나이절 파라지의 직접 투자와 정치 행보가 규제 변화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나이절 파라지는 비트코인 재무 기업 스택 BTC(Stack BTC)의 지분 약 21만5000파운드(약 3억1700만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의 200만파운드 규모 비트코인 매입 홍보 영상에도 직접 등장했다. 동시에 그가 이끄는 리폼 UK는 2024년 이후 1300만파운드(약 191억9000만원)가 넘는 크립토 관련 후원을 받았다. 테더 투자자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하본의 900만파운드 기부가 대표적이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투자와 정책이 동일선상에 있는가’다. 파라지의 스택 BTC 지분은 개인 투자에 해당하며, 곧바로 정책 실행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리폼 UK가 공약으로 내건 ‘개인 투자자 대상 암호화폐 파생상품 금지 해제’, ‘국가 비트코인 준비금 도입’, ‘세금 납부에 크립토 허용’ 등의 방향성과 맞물리며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해졌다.
실제로 파라지의 투자 이후 스택 BTC 주가는 4배 이상 상승했고, 평가차익도 20만파운드(약 2억9500만원)를 넘어섰다. 이는 정치인의 이해충돌 논란을 키우는 동시에 시장 신호로도 해석된다.
현재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파라지의 홍보 영상이 ‘시장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자유민주당이 공식 조사 요청을 제기한 상태로, 결과에 따라 정치적 파장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문제는 영국의 기존 규제 환경이다. 현행 FCA 체계는 업계에서 ‘진입 장벽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현물 비트코인 ETF조차 제한된 상태다. 스테이킹 과세 기준도 불명확해 기업들이 두바이, 싱가포르, 유럽연합(EU)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과거 비트코인 회의론에서 친(親) 크립토 입장으로 선회한 이후, 규제 완화 기조와 친화적 인사 기용으로 이어졌다. 다만 실제 정책 변화까지는 약 18개월이 걸렸다.
영국 역시 정치적 의지와 제도 변화 사이에는 시간차가 존재한다. 정권 교체만으로 곧바로 규제 완화가 이뤄지는 구조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을 ‘정치적 포지셔닝’으로 해석한다. 전 스펙테이터 편집장 프레이저 넬슨은 “이 투자는 비트코인이 아니라 정치 권력 자체에 대한 베팅”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콰시 콰텡 전 재무장관은 “비트코인 시가총액 규모를 고려하면 파라지의 시장 영향력은 과장됐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이번 이슈는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실제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규제 판단, 또 하나는 향후 영국의 비트코인 정책 방향이다.
파라지의 행보는 분명 ‘친크립토 정치 신호’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를 곧바로 정책 현실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다. 시장은 지금 ‘가능성’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시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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