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실무진이 특정 유형의 데이터센터 유동화증권은 자산유동화증권(ABS)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부채 시장에서 조달하는 일부 거래의 규제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SEC 기업금융국 구조화금융실은 7월 29일자 해석 서한에서 레이텀앤드왓킨스(Latham & Watkins)가 질의서에 제시한 데이터센터 유동화증권이 1934년 증권거래법상 ABS 정의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 견해는 위원회의 규정이나 명령이 아니며 법적 효력도 없다고 명시했다.
쟁점은 데이터센터가 대출이나 리스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현금으로 청산되는 금융자산에 해당하는지다. SEC 실무진은 질의서에 담긴 사실관계를 전제로 데이터센터 유동화증권을 자동차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기반 증권과 같은 ABS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일부 데이터센터 유동화 거래에는 발행사가 신용위험 일부를 계속 보유하는 ‘위험보유’ 요건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이 요건은 발행사가 위험을 투자자에게 모두 넘기는 것을 막고 양측의 이해관계를 맞추기 위한 장치다.
위험보유 제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화 시장의 과도한 위험 이전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통상 적용 대상 거래에서는 스폰서가 일정 비율의 신용위험을 보유해야 한다.
이번 서한은 데이터센터 자체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기반으로 증권을 발행하는 일부 구조가 이 규제 틀에 곧바로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적용 여부는 자산과 담보, 현금흐름을 어떻게 구성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케빈 핀저렛(Kevin Fingeret) 레이텀앤드왓킨스 파트너 변호사는 “이런 규제 완화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규정을 따르려면 거래 목적과 반드시 부합하지 않는 소유구조를 취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공식 규정 개정은 아니지만 시장에는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들이 법적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관련 요건을 선제적으로 적용해온 거래에서는 구조를 다시 설계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블룸버그(Bloomberg)는 11일 한국시간 보도에서 데이터센터 ABS 연간 신규 발행액이 2020년 24억 달러(약 3조3840억원)에서 2025년 155억 달러(약 21조8550억원)로 늘었다고 전했다. 5년 사이 약 6.5배로 증가한 규모다.
블룸버그는 이 집계를 토대로 2026년 발행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ABS는 AI 관련 전체 부채 시장의 일부에 해당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 장비와 전력·냉각 설비를 갖춘 시설이다. 건설비와 전력 확보 부담이 큰 만큼 기술기업과 인프라 사업자는 직접 투자뿐 아니라 임대와 합작투자, 부채 조달을 함께 활용한다.
외부 자본을 끌어들이면 기업은 건설비 전액을 직접 부담하지 않고 컴퓨팅 시설을 확보할 수 있다. 본지는 앞서 메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125억 달러 규모의 부채 조달이 활용된 구조를 전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채굴 시설을 AI·고성능컴퓨팅 데이터센터로 전환하거나 보유 자산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엠퍼리 디지털은 비트코인 보유분을 줄여 부채 상환과 AI 데이터센터 투자 등에 사용했다.
다만 이번 해석이 모든 데이터센터 유동화 거래를 ABS 규제 밖으로 빼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센터를 담보로 한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은 담보 구조가 달라 기존 규정을 계속 따라야 한다.
SEC 실무진은 다른 사실관계나 조건에서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개별 거래의 규제 적용 여부는 담보와 수익 구조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검증 출처: SEC 해석 서한, 연합뉴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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