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S-71 계열 순항미사일에서 엔비디아($NVDA)의 민수용 인공지능(AI) 모듈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범용 AI 반도체가 중간 유통망이나 제3국을 거쳐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12일 우크라이나 정보총국(HUR)이 미사일 잔해에서 엔비디아 Jetson Orin 모듈과 외국산 전자부품 35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다만 공개된 우크라이나 정부 자료만으로는 해당 모듈이 S-71 미사일 내부에서 직접 발견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공식 War&Sanctions 포털은 S-71K ‘Kover’를 러시아 Su-57 전투기용 공대지 순항미사일로 소개한다. 탄두 중량은 250kg, 사거리는 최대 200km이며 중국·독일·미국 등에서 생산된 외산 부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분류했다.
같은 포털의 무기 부품 목록에는 S-71K ‘Kover’와 S-71M ‘Monochrome’가 별도 무기로 올라와 있다. 크립토브리핑이 언급한 ‘S-71 Monochrome’는 S-71M 계열을 지칭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공식 분류를 토대로 한 추론이다.
공개 분석 자료는 S-71M ‘Monochrome’를 스스로 표적을 탐색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설명한다. 이는 우크라이나 공식 포털의 부품 목록과는 별도로 제시된 2차 분석이어서 S-71K의 제원이나 기능과 혼용해서는 안 된다.
Jetson Orin은 엔비디아가 로보틱스와 컴퓨터비전, 자율주행, 엣지 AI 개발용으로 공급하는 모듈 제품군이다. 제품군의 AI 연산 성능은 최대 275TOPS로, 개발키트와 생산용 모듈 형태로 활용된다.
이 제품은 군사용 전용 칩이 아니라 개발자와 학생, 스타트업, 산업용 로봇 기업 등이 폭넓게 사용하는 범용 부품이다. 영상 인식과 자율 판단에 필요한 연산을 기기 자체에서 수행할 수 있어 민간과 군사 목적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이중용도 품목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5월 29일 러시아 미사일과 드론 잔해에서 미국과 중국, 스위스, 독일, 일본 등에서 생산된 부품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슬라우 블라시우크(Vladyslav Vlasiuk)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재정책 담당은 “새로운 고급 부품이 러시아 미사일과 드론에 쓰이지 않도록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부품 제조국과 기업에 유통 통제 강화를 요구하는 배경이다.
러시아 무기에 쓰이는 전자부품은 서방산에서 러시아·벨라루스산이나 중국산으로 일부 대체되는 흐름도 나타났다. 제재가 부품 조달 경로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러시아가 대체 공급망을 계속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엔비디아의 판매 조건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등 제재 대상 지역으로의 수출·재수출을 제한한다. 군사·군정보 목적의 사용도 금지 대상이다.
통상 반도체 제조사는 공식 판매망과 계약 조건을 통해 최종 사용처를 통제한다. 그러나 유통 단계가 길어지고 중간상이나 제3국이 개입하면 범용 부품의 최종 도착지와 실제 용도를 추적하기 어려워진다.
이번 사안의 핵심도 엔비디아의 직접 판매 여부보다 하위 유통망과 재수출 경로에 있다. 민수용으로 대량 유통되는 AI 모듈의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제재 대상 군사체계로의 전용을 차단해야 하는 구조다.
국내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과 안보 통제가 맞닿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뿐 아니라 엣지 AI 모듈에서도 영향력이 큰 기업이며,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메모리 칩 공급난과 가격 상승을 키운 상황에서 반도체 조달과 유통 경로에 대한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크립토·블록체인 시장과의 직접적인 연결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GPU와 AI 서버를 사용하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에는 반도체 공급망 관리와 수출 통제가 조달 환경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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