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논란 이후 ETF와 파생상품 제도 개선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완전 액티브 ETF 도입, 위클리옵션 만기 확대, ETF 애프터마켓 거래 등 정부와 시장이 추진하던 육성책이 후순위로 밀린 흐름이다.
한국경제는 13일 금융투자업계를 인용해 금융당국이 추진하던 완전 액티브 ETF 도입 논의가 사실상 멈춰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이후 증시 변동성 논란이 커지면서 같은 정책 묶음에 있던 ETF·파생상품 확대 방안도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1월 30일 정책자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증권(ETN) 도입과 함께 완전 액티브 ETF 도입, 코스피200·코스닥150 위클리옵션 만기 확대, 국내 투자 ETF 기초 옵션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당시 방향은 ETF와 파생상품 시장의 상품 선택권을 넓히는 데 맞춰져 있었다.
핵심은 완전 액티브 ETF다. 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 가격을 추종하도록 설계돼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금융상품이고, 액티브 ETF는 운용역 판단에 따라 편입 종목과 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액티브 ETF가 3개월 연속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 0.7을 밑돌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운용사가 시장 상황에 맞춰 종목과 비중을 적극적으로 바꾸더라도 비교지수와의 움직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위원회는 상반기 중 지수연동 요건이 없는 완전 액티브 ETF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를 지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책 마련이 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관련 논의는 멈춰 선 상태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완전 액티브 ETF 도입이 늦어질 경우 상장폐지 요건을 '상관계수 3개월 연속 미달'에서 '6개월 연속 미달'로 완화하는 방안이라도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도 전면 개편이 어렵다면 기존 규제의 경직성을 낮추는 절충안부터 논의하자는 취지다.
파생상품 쪽에서도 일정이 밀렸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연초 코스피200·코스닥150 위클리옵션 만기를 현재 월·목요일에서 월·화·수·목·금요일로 넓히는 방안을 추진했다.
위클리옵션 만기 확대는 커버드콜 ETF 등 다양한 상품 개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다만 만기가 매 거래일 도래할 경우 초단타 파생상품 매매 수요가 늘어 시장 변동성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거래소는 하반기 중 계획했던 ETF 위클리옵션 상장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 수요를 점검하면서 위클리옵션 만기 다변화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TF 애프터마켓 거래도 같은 흐름에 놓였다. 한국거래소는 당초 9월 14일부터 ETF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했지만, 금융당국과 자산운용업계가 신중론을 보이면서 시행 시점은 밀리는 수순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여타 ETF 관련 정책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여파가 컸던 만큼 당분간은 ETF 얘기를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국내 우량주를 기초로 한 고위험 상품으로, 금융당국이 해외 상장 상품과의 규제 차이를 줄이겠다며 도입을 추진했다. 앞서 본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품 구조상 손실 폭과 괴리율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전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상품 선택권 확대와 위험관리 강화 필요성이 맞서고 있다. 해외로 향하던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규제 이후 관련 상품 거래가 줄고 투자 수요가 반도체 테마와 해외 상장 상품으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거래가 몰리자 당국은 기본예탁금 강화 등 보완책을 앞당겨 시행했다. ETF·파생상품 육성책이 다시 움직이려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 안정 여부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