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신디케이트론 5조 확대에 금융권 부담 커졌다

| 류하진 기자

은행·보험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디케이트론 한도를 1조원에서 5조원으로 넓히는 부담을 안게 됐다. 기존 1조원 한도도 아직 모두 집행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급 목표가 다섯 배로 커졌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서 은행·보험업권이 자체 조성하는 PF 신디케이트론을 5조원으로 확대 공급하기로 했다. PF 신디케이트론은 사업성을 갖춘 PF 사업장의 경락자금대출과 일시적 유동성 지원 등에 쓰이는 공동대출이다.

현재까지 집행된 신디케이트론은 7326억원이다. 집행률은 73.3%이고 남은 한도는 2674억원이다. 지원 사업장은 6곳이다. 이 가운데 주거시설 3곳에는 3800억원이 투입돼 약 3300세대 공급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집행 속도가 더딘 배경으로 대출 대상이 넓지 않다는 점을 꼽는다.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론은 정책자금이 아니라 민간 금융회사의 자율 대출이다. 각 기관은 여신심사를 거쳐 사업의 정상 진행 가능성을 따지고, 토지 매입 완료 여부 같은 조건도 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재구조화 대상 가운데 대주단 분쟁이 없고 사업성까지 확보한 사업장을 골라내면 대상이 크게 줄어든다”며 “한도를 다섯 배로 늘려도 소화할 딜이 바로 그만큼 늘어나기는 힘들겠지만, 당국이 적극 확대공급하겠다고 한 만큼 캐피탈콜 방식 참여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디케이트론은 2024년 PF 연착륙 대책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은행이 각각 16%씩, 삼성생명·한화생명·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 등 5개 보험사가 각각 4%씩 분담하는 구조다.

이 비율이 유지되면 5조원 가동 때 은행 한 곳이 확보해야 하는 여신한도는 8000억원이다. 현재 1600억원에서 6400억원 늘어난다. 보험사는 한 곳당 4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은행권 부담은 PF 신디케이트론에 그치지 않는다. 신규 한국자산관리공사 PF 정상화 지원펀드 3조원 가운데 민간자금 1조5000억원도 매칭 대상이다. 국민성장펀드는 기존 5년간 150조원에서 200조원 규모로 커졌다.

금융당국은 인센티브도 제시했다. 캠코 펀드가 후순위로 참여하는 사업장에 은행·보험권 자금이 들어가면 위험가중치(RW)를 400%에서 100%로 낮추는 방안이다.

위험가중치는 대출이나 투자 자산의 위험 수준을 반영해 금융회사가 쌓아야 할 자본 부담을 계산하는 기준이다. 위험가중치가 낮아지면 같은 자산이라도 규제상 부담은 줄지만, 신규 여신이 늘면 위험가중자산(RWA) 자체가 증가할 수 있다.

은행권은 위험가중치가 낮아져도 자본 배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자사주 소각, 기업대출, 정책성 출자 수요가 겹친 상황에서 PF 지원까지 늘면 은행의 자본 운용 여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위험가중치를 낮춰도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자사주 소각과 기업대출, 정책성 출자를 놓고 자본을 쪼개는 상황에서 PF까지 대기열에 들어오며 ‘자금을 또 대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주택 공급 확대와 PF 시장 정상화를 동시에 겨냥한다. 앞서 본지는 부실 사업장은 캠코 정상화 펀드와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를 활용해 사업구조와 채무구조를 조정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PF는 부동산 개발사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사업성이 흔들리거나 대주단 협의가 지연되면 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시공사와 금융회사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한도 확대가 실제 집행 확대로 이어질지는 사업성, 대주단 분쟁 여부, 금융회사 자본 여력에 달려 있다. 금융당국은 신디케이트론 확대와 캠코 펀드, 위험가중치 완화 방안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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