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연간 전력 소비량 전망이 상향 시나리오 기준 885.1테라와트시로 다시 산정됐다. 반도체 설비 투자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력 계획의 핵심 변수로 반영되면서 지난 4월 전망보다 약 200테라와트시 늘었다.
최용옥 중앙대 교수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12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전력 수요 재전망 대국민 정책 토론회’에서 2040년 연간 전력 소비량을 기준 시나리오 847.3테라와트시, 상향 시나리오 885.1테라와트시로 제시했다고 연합인포맥스는 전했다. 지난 4월 제시된 657.6테라와트시, 694.1테라와트시보다 각각 약 27~28% 늘어난 수치다.
최대 전력 전망도 함께 올라갔다. 2040년 최대 전력은 기준 시나리오 158.4기가와트, 상향 시나리오 165기가와트로 제시됐다. 기존 전망은 131.8~138.2기가와트였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장기 전력 수요를 예측해 발전설비와 송전망 규모를 정하는 기초 자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월 보도자료에서 전력수요 전망을 향후 15년간 사용할 전기의 양을 예측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재산정의 중심에는 3대 메가프로젝트가 있다. 반도체, 피지컬 AI, AI 컴퓨트 인프라가 하나의 산업 축으로 다뤄지면서 전력망과 발전설비 계획도 함께 조정되는 구조다.
본지는 앞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완공 논의에서 전력과 용수, 교통망이 선결 과제로 제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논의도 반도체 생산시설과 기반시설 확충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밝힌 용인·청주 설비 건설과 증설 계획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필요로 하는 산업 기반이어서 전기본 수요 전망에 직접 영향을 준다.
AI 데이터센터는 반도체보다 시장 불확실성이 큰 분야로 분류됐다. 이번 재전망에는 구체성이 높은 사업만 선별해 1단계 수요 10.8기가와트를 우선 반영했고, 2단계 수요 10기가와트는 다음 전기본에서 검토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최용옥 중앙대 교수는 “미래 산업 성장 가능성을 공급 부족으로 제한하지 않도록 필요한 인프라를 선제 준비하면서도, 투자 계획의 실현 가능성과 불확실성을 구분해 단계적으로 반영한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투자와 AI 인프라 확대를 전력 계획에 담되 확정성과 불확실성을 나눠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다른 의견도 제시됐다. 조상민 한국공학대 교수는 AI가 전력 수요를 늘리는 동시에 수요 관리와 전력 사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조상민 교수는 “AI 기술 발전으로 수요 관리 효과 향상, 전력 사용 효율 향상, 부하 이전 등의 긍정적 효과도 발생하는데, 이런 것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요 증가 효과만이 아니라 기술 발전에 따른 소비 절감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다.
기후단체는 전망치가 과다 추정됐다고 주장했다. 한가희 기후솔루션 에너지시장정책팀장은 10.8기가와트 규모 1단계 AI 데이터센터 계획 반영을 두고 “검증되지 않는 수치를 근거로 대형 발전기를 못 박게 하는 것은 미래를 저당 잡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팀장은 호남 반도체 산단 전력 공급도 남는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력 수요 전망을 높이는 방식이 발전설비 확대로 곧장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재전망은 AI와 반도체 투자가 국가 전력 계획의 핵심 변수로 들어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AI 데이터센터 수요 일부는 다음 전기본 검토 대상으로 남았고, 크립토 채굴이나 가상자산 시장과의 직접 연결점은 토론회 논의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검증 출처: 연합인포맥스, 연합뉴스, 기후에너지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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