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공화국이 새 형법에 가상자산을 이용한 피라미드 사기 처벌 조항을 넣었다. 암호화폐, 토큰, NFT를 앞세워 허위 수익을 약속하고 투자자를 모집하는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됐다.
크립토노티시아스(CriptoNoticias)는 도미니카공화국 법률 제74-25호가 2026년 8월 시행됐고, 새 형법 제240조가 암호화폐와 토큰, NFT를 명시했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 우블록체인(Wu Blockchain)이 이를 전한 시각은 한국시간 21일 오전 9시59분이다.
도미니카공화국 행정부 법률자문실은 관보 특별판에서 형법을 제정한 법률 제74-25호와 이를 수정한 법률 제44-26호를 통합한 새 형법을 공개했다. 제240조는 피라미드 사기를 겉으로는 사업 구조를 띠지만 실제로는 사기인 행위로 규정하고, 금전이나 디지털 자산을 받기 위해 사람을 모집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삼았다.
조항에는 디지털 자산의 예로 암호화폐, 토큰, NFT, 금융적 가치가 있는 디지털 문서가 들어갔다. 핵심은 자산의 종류가 아니라 허위 수익 약속과 실질 사업 부재다. 재화·서비스 사업이나 정당하게 승인된 투자 활동이 없는데도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자금을 모으면 피라미드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
처벌 수위도 정해졌다. 제240조는 피라미드 사기에 대해 5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범죄 관련 금액의 1배 이상 20배 이하 벌금을 규정했다. 제241조는 공직자가 지위를 이용하거나, 전통 매체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범행을 홍보하거나, 취약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 등을 가중 사유로 뒀다.
가중 피라미드 사기에는 10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과 같은 범위의 벌금이 적용된다. 디지털 자산이 모집 수단으로 쓰였는지, 허위 수익 약속이 있었는지, 실제 사업이나 승인된 투자 활동이 있었는지가 법 적용의 쟁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조항은 가상자산 이용 전체를 금지하는 규정은 아니다. 조항의 구조는 가상자산 자체가 아니라 가상자산을 이용한 사기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비트코인(BTC)을 사거나 보유하거나 받는 행위, 직접 결제에 쓰는 행위 자체를 제240조가 범죄로 삼는 방식은 아니다.
제도 공백은 남아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하원에는 디지털 자산과 암호자산 규제 법안이 계류 중이다. 하원 의안 정보에는 ‘도미니카공화국 디지털 자산 및 암호자산 법안’이 2026년 4월 9일 접수됐고, 4월 15일 절차가 시작된 것으로 올라와 있다.
이번 형법 개정은 가상자산 산업 전체를 감독하는 규제라기보다 범죄 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 근거를 먼저 세운 조치에 가깝다. 거래소 인가, 발행·유통 기준, 감독기관 권한, 이용자 보호 장치 같은 포괄 규제 틀은 별도 입법 영역에 남아 있다.
피라미드 사기는 통상 신규 참여자의 자금으로 기존 참여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를 말한다. 겉으로는 투자나 판매 조직처럼 보이지만 실제 수익원이 새 가입자의 납입금에 의존하면 지속 가능성이 약하고 피해가 빠르게 커질 수 있다.
가상자산은 국경 간 이전이 쉽고 온라인 모집이 빠르다는 점에서 이런 사기 구조에 악용될 수 있다. 법 조항에 암호화폐와 토큰, NFT를 직접 적은 것은 디지털 자산을 이용한 모집 행위를 기존 사기 법리 안에서 분명히 다루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국 독자에게도 비교 지점이 있다.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 논의는 이용자 보호 중심의 1단계를 넘어 2단계 제도화로 이동하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사례는 포괄 산업 규제가 완성되기 전에도 사기와 불법 자금 모집에는 형법 체계로 먼저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원에 계류 중인 별도 법안이 통과되면 감독기관 권한과 사업자 규율이 형법상 처벌 조항과 함께 작동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새 형법이 피라미드 사기 처벌 근거를 먼저 마련했고, 디지털 자산과 암호자산을 포괄하는 감독 체계는 입법 절차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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