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안드리센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포트폴리오 기업 이사회 참여 구조를 반독점법 관점에서 조사하고 있다. 조사의 초점은 경쟁 관계로 볼 수 있는 AI·데이터 기업 이사회에 안드리센호로위츠 파트너들이 각각 참여했는지 여부다.
블룸버그는 법무부가 안드리센호로위츠를 상대로 반독점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벤 호로위츠(Ben Horowitz) 안드리센호로위츠 공동창업자의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이사회 자리와 마틴 카사도(Martin Casado) 안드리센호로위츠 파트너의 파이브트랜(Fivetran) 이사회 자리다.
이번 조사는 위법 확정이 아니라 이사회 겸직 구조가 반독점법상 문제가 되는지 확인하는 단계다. 법무부가 제재에 나설지, 이사회 사임 요구 등 별도 조치로 이어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한국시간 22일 오전 1시53분 공개한 팟캐스트 ‘에쿼티’에서 이 사안을 다뤘다. 일부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은 법무부가 왜 이 사안을 우선순위로 삼았는지 의문을 보였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다만 다른 벤처캐피털이 실제 조사 대상에 올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공개된 보도는 안드리센호로위츠와 데이터브릭스, 파이브트랜의 이사회 참여 구조에 집중돼 있다.
법적 근거로 거론되는 조항은 클레이튼법 8조다. 이 조항은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의 이사나 임원을 같은 사람이 동시에 맡는 이른바 상호 겸직을 제한하는 미국 반독점법 규정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 조항을 경쟁 기업 사이의 이사회 겸직을 막는 장치로 설명해 왔다. 법무부도 2023년 3월 발표에서 경쟁사 이사회 동시 재직을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는 구조로 보고 집행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이 단순하지 않은 이유는 두 회사의 사업 범위가 시간이 지나며 겹쳐졌다는 데 있다. 데이터브릭스와 파이브트랜은 처음부터 명확한 직접 경쟁 관계였는지 별도 판단이 필요하지만, 데이터 수집과 이동, 분석 인프라 영역에서 접점이 커졌다.
파이브트랜은 6월 1일 dbt 랩스(dbt Labs)와 합병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합병 법인이 신뢰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위한 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데이터브릭스는 공식 문서에서 레이크플로 커넥트(Lakeflow Connect)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베이스, 파일, 스트리밍 소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파이브트랜이 내세워 온 데이터 이동 사업과 기능상 맞닿는 대목이다.
벤처캐피털은 통상 투자 기업의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 자문과 후속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문제는 포트폴리오 기업이 성장하면서 고객군과 제품군이 겹칠 때 같은 투자사의 정보 접근이 경쟁상 민감한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번 조사는 한 개인이 두 경쟁사 이사회에 동시에 앉은 전형적 사례와는 결이 다르다. 서로 다른 안드리센호로위츠 파트너가 각기 다른 회사 이사회에 앉아 있는 구조를 투자사 차원의 상호 겸직으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국내 크립토 업계에도 간접적 의미가 있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암호화폐와 AI 스타트업에 모두 투자해 온 대형 투자사로, 본지는 앞서 법무부가 a16z의 이사회 이해충돌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논의는 토큰 발행이나 거래소 규제가 아니라, 투자사가 포트폴리오 기업의 의사결정과 정보 흐름에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다. AI와 데이터 인프라 기업의 영역이 빠르게 겹치면서 이사회 좌석의 의미도 단순한 투자 관리 수단에 머물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법무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과 클레이튼법 8조가 경쟁 기업 이사회 겸직을 제한하는 조항이라는 점이다. 관련 보도들은 사건이 별도 조치 없이 끝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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