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계좌서 ESG 지수펀드 제외 규정안 나왔다

| 서도윤 기자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이 트럼프 계좌의 투자 대상에서 ESG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를 제외하는 규정안을 냈다. 아동·청소년 장기 투자계좌의 운용 대상을 저비용 주식형 인덱스펀드로 좁히는 조치다.

재무부와 국세청은 한국시간 22일 연방관보에 게재한 규정안에서 ESG 지수 수익률에 연동되는 투자펀드는 트럼프 계좌의 적격 투자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ESG 지수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소에 초점을 둔 지수이거나 그런 성격으로 판매되는 지수를 말한다.

트럼프 계좌는 미국 미성년자를 위한 세제 우대 투자계좌다. 계좌 자금은 성장 기간 동안 적격 투자 대상에만 들어갈 수 있다. 규정안은 성장 기간을 계좌가 개설된 때부터 수익자가 17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로 정했다.

적격 투자 대상은 뮤추얼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적격 지수를 추종하고, 레버리지를 쓰지 않으며, 연간 수수료와 비용이 순자산의 0.1%를 넘지 않는 상품으로 제한된다. 지수는 공개된 산출 방법론을 갖춰야 하며 특정 산업이나 섹터에 한정된 지수는 제외된다. 해외 기업을 일부 담는 지수는 지수 비중 기준 미국 기업이 90% 이상이면 주로 미국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로 인정된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에 “미국 기업들은 ESG 이념을 거부했으며, 우리는 그것이 트럼프 계좌의 일부가 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계좌는 미국 아동의 금융 안정을 만들기 위한 것이지 정치적 행동주의나 이념적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규정안이 투자 성과보다 공공 성격 계좌의 상품 선정 기준을 둘러싼 논쟁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재무부는 앞서 7월 1일 트럼프 계좌의 초기 투자 라인업을 발표했다. 출시 시점 기본 투자 상품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 SPDR 포트폴리오 S&P 500 ETF(SPYM)로 정했다. 추가 선택지로는 아이셰어즈(iShares) 코어 S&P 500 ETF(IVV), 뱅가드(Vanguard) 토털 스톡 마켓 ETF(VTI), 스테이트스트리트 SPDR 포트폴리오 S&P 1500 컴포지트 스톡 마켓 ETF(SPTM), 아이셰어즈 코어 토털 미국 주식시장 ETF(ITOT)가 제시됐다.

재무부는 7월 4일 트럼프 계좌 앱을 공식 출시했다. 당시 재무부는 계좌 개설 비용이 없고 고용주와 자선단체, 정부가 아동 계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폭스비즈니스는 출시 뒤 약 한 달 반 동안 등록 건수 또는 개설 계좌 수가 700만건을 넘었고, 이 가운데 200만명 이상이 1000달러(약 139만원) 규모의 연방정부 초기 지원금 대상이라고 전했다.

계좌 구조상 핵심은 상품의 폭보다 비용과 분산 요건이다. 장기 계좌는 수익자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운용 기간이 길기 때문에 수수료 차이가 누적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규정안이 레버리지와 섹터 특화 지수를 배제하고 광범위한 주식형 지수를 요구한 것도 이 같은 구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독자에게는 미국의 아동 투자계좌가 ESG 상품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보다 공공 성격의 장기 투자계좌가 어떤 기준으로 상품을 고르는지가 더 직접적인 쟁점이다. 본지는 앞서 스트레티지가 미국 직원 자녀의 트럼프 계좌에 매년 250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기업 기여가 늘어날수록 계좌 내 투자 상품의 기준과 비용 제한은 더 민감한 문제가 된다.

미국 내 ESG 펀드 자금 흐름은 상품별로 엇갈렸다. 본지는 앞서 미국 ESG 펀드가 14개 분기 순유출 뒤 2분기 순유입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당시 흐름도 ESG 전체 회복이라기보다 AI 전력망과 에너지 인프라 관련 일부 ETF로 자금이 몰린 사례에 가까웠다.

이번 규정안은 ESG 자체의 성과를 평가하기보다 트럼프 계좌 안에서 허용되는 상품 범위를 정하는 절차다. ESG 지수형 상품을 공공 성격의 세제 우대 계좌에 넣을 수 있는지를 두고 미국 정치권과 금융업계의 논쟁이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계좌 규정안에 대한 서면 의견과 공청회 요청은 2026년 10월 20일까지 접수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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