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가 기업투명성법(CTA)에 따른 실소유자 정보 보고 의무에서 미국 내 설립 기업과 미국인을 제외하는 최종 규칙을 확정했다. 외국 법인이 미국에서 영업 등록을 한 경우에는 보고 의무가 남는다.
FinCEN은 8월 11일 발표문에서 미국 기업과 미국인의 실소유자 정보 보고 의무를 영구적으로 없앤다고 밝혔다. 이 규칙은 8월 14일 연방관보 게재와 함께 발효됐다.
미국 내 법인은 앞으로 FinCEN에 실소유자 정보를 새로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미국인 실소유자와 미국인 회사 신청자 정보도 보고·수정 대상에서 빠졌고, FinCEN 식별번호를 이미 받은 미국인도 관련 정보를 갱신하거나 정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다만 외국 법률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 미국에서 영업 등록을 한 경우에는 여전히 보고 대상이다. 해당 외국 법인도 미국인 실소유자와 미국인 회사 신청자 정보는 제출하지 않아도 되지만, 비미국인 실소유자 정보는 계속 보고해야 한다.
FinCEN은 이미 제출된 미국인 관련 실소유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규칙은 미국인으로 합리적으로 판단되는 기록을 삭제하기 위해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과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적었다.
이번 조치는 2025년 3월 26일 나온 임시 규칙을 정식화한 것이다. CTA는 2021년 1월 제정됐고, 2022년 실소유자 정보 보고 규칙은 2024년 1월 발효됐다.
CTA의 취지는 익명 법인과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자금세탁, 제재 회피, 테러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는 데 있었다. 실소유자 정보는 법인을 실제로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사람의 신원을 뜻하며, 법인 명의 뒤에 숨은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한 장치로 쓰인다.
연방관보에 실린 최종 규칙에 따르면 FinCEN은 원래 2024년 기준 보고 대상 기업을 3255만6929곳으로 추산했다. 임시 규칙 이후 약 2750만개 보고 기업이 의무에서 벗어났고, 연간 보고 부담은 약 5300만 시간 줄어드는 것으로 산정됐다.
연간 규제 비용 감소분은 약 90억 달러(약 12조4650억원)로 추산됐다. 재무부와 FinCEN은 이 조치가 소규모 사업자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해 왔다.
찬반은 갈렸다. 전국독립사업자연맹(NFIB)은 8월 12일 성명에서 이 조치를 소상공인을 위한 '중요한 승리'로 평가했다.
브래드 클로스(Brad Close) NFIB 회장은 "최종 규칙은 미국의 소규모 독립 사업자를 부담스러운 보고 의무에서 보호하고, 이미 제출된 개인정보 삭제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단체는 보고 의무가 영세 사업자에게 과도한 비용과 법적 부담을 준다고 봤다.
반대 측은 자금세탁 방지 체계의 공백을 지적했다. 스콧 그레이택(Scott Greytak) 트랜스페어런시 인터내셔널 미국 지부 부대표는 8월 11일 성명에서 "미 재무부는 범죄자가 미국에서 설립된 익명 회사를 이용해 범죄 자금을 계속 조달하고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미국 회계감사원(GAO)도 5월 29일 보고서에서 2025년 3월 면제 확대 이후 소유구조 정보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GAO는 재무부가 이 공백을 어떻게 다룰지 정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재무부는 권고에 동의하지 않았다.
크립토 업계에서 이번 규칙은 직접적인 가격 변수보다 컴플라이언스와 자금세탁방지 논의의 재료에 가깝다. 미국 법인 실소유자 추적 범위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본지는 앞서 미국 기업과 개인에게 적용되던 실소유자 정보 보고 의무가 영구 폐지됐다고 전했다. 외국 법인의 보고 의무는 남아 있어 CTA가 전면 폐지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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