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 잔금대출 한도를 분양가로 산정할지, 입주 시점 감정가로 산정할지는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는 금융당국 입장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 입주를 앞두고 잔금대출 기준 논란이 커진 가운데 당국은 별도 지침을 두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한도 산정 기준을 묻는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할 문제”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 위원장은 “당국의 역할이 있고 은행의 역할이 있다”며 금융기관이 당국 기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개별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쟁점은 분양가와 감정가의 차이다. 입주 시점 감정가가 분양가보다 높으면 같은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해도 대출 한도가 커질 수 있다. 신 의원이 입주자 편의 차원에서 감정가 기준 적용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당국이 은행권에 잔금대출 기준에 관한 구체적 지침을 주지 않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이 분양가와 감정가 중 하나를 직접 정하기보다 은행별 심사와 내부 기준에 맡기겠다는 취지다.
디에이치방배는 최근 잔금대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본지는 앞서 5대 시중은행의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합산 한도가 기존 5000억원에서 1조5500억원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틀은 유지하되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별도로 관리하기로 하면서다.
잔금대출은 입주 때 남은 분양대금을 치르거나 기존 중도금 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는 데 쓰이는 집단대출이다. 같은 단지 수분양자에게 비슷한 조건으로 취급되지만, 실제 한도와 금리는 은행의 담보평가 방식과 차주별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주비대출 기준도 정무위에서 함께 다뤄졌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이주비대출 LTV 산정 때 구체적 기준 공개를 요구하자, 이 위원장은 조합원 분양가가 기준이라고 답했다. 그는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되면 조합원 분양가가 나오기 때문에 그것이 담보가액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서 이주비대출 LTV 심사 때 종전자산평가액과 종후자산평가액 중 큰 금액을 기준으로 삼도록 산정방식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언급한 조합원 분양가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때 확정되는 분양예정 건축물 추산액을 뜻한다.
이주비대출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조합원이 기존 주택을 비우고 이주할 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대출이다. 담보가치 산정 기준이 낮게 잡히면 이주와 착공 일정이 함께 지연될 수 있어 현장에서는 기준 공개 요구가 이어져 왔다.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 상향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애초 목표를 1.5%로 제시할 때 경상성장률이 4.9%였으나 지금은 13%가 됐다며, 주택 거래량 증가와 실제 수요를 따져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조건 다 해준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본지는 앞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0%로 높였다고 전했다. 총량 목표 조정은 주거 실수요 자금 공급을 넓히는 조치지만, 개별 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같은 폭으로 낮아진다는 뜻은 아니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둘러싼 논란에는 추가 선택지라는 설명을 내놨다. 이 위원장은 이 상품을 이용해도 생애최초 혜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사회초년생, 월세 부담이 있고 여력이 크지 않은 친구들에게 선택지를 하나 더 준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의 비아파트 구매를 강요하거나 몰고 가려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전 영향 점검 여부에 대해서는 기관별, 단계별로 따질 것을 따져봤다고 답했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제도는 규제 신설·강화에 해당하지 않아 규제영향분석 대상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설명됐다.
이번 발언으로 신축 아파트 잔금대출 기준 논의는 은행별 심사와 내부 기준 문제로 남게 됐다. 금융당국은 이주비대출 산정방식은 조합원 분양가로 설명했지만, 잔금대출에서 분양가와 감정가 중 어느 쪽을 적용할지는 은행 판단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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