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합산 한도가 5000억원에서 1조5500억원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틀은 유지하되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별도로 관리하기로 하면서 9월 입주를 앞둔 3064가구 단지의 자금 조달 여건이 달라졌다.
연합인포맥스는 금융권을 인용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한도를 기존 은행별 1000억원에서 2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상향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도 5대 은행의 합산 잔금대출 한도가 5000억원에서 1조5500억원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은행별 한도는 신한은행 4000억원, 하나은행 3500억원,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각 3000억원, 우리은행 2000억원이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신규 코픽스 기준 가산금리를 조정해 금리도 낮췄다.
잔금대출은 입주 시점에 기존 이주비·중도금 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거나 잔금을 마련하기 위해 받는 대출이다. 같은 단지 수분양자에게 비슷한 조건으로 취급되는 집단대출의 하나로,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자금 수요 시점이 뚜렷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조정의 배경에는 금융위원회의 8월 13일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대책에서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 수준으로 높이고,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은 금융회사별 총량 관리 목표와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14일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도 8월 13일 대책 이행 방안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은행연합회와 5대 시중은행 등이 참석했다.
은행권은 그동안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주택담보대출 억제 기조 속에서 신축 아파트 잔금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해 왔다. 그러나 대단지 입주가 임박한 상황에서 집단대출 공급이 막히면 수분양자의 잔금 납부와 입주 절차가 흔들릴 수 있다.
본지는 앞서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한도가 기존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두 배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후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까지 한도 확대에 가세하면서 합산 한도는 1조5500억원으로 커졌다.
이번 증액은 일반 주택담보대출 완화와는 구분된다. 본지는 앞서 30조원 규모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기더라도 일반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곧바로 낮아지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가계부채 관리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신용 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 잔액은 전 분기보다 25조9000억원 늘어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12조2000억원 증가해 직전 분기 증가 폭 8조1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도 커졌다. 2분기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13조3000억원 늘었고,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6조8000억원 증가했다.
직전 분기에는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2000억원 감소했다. 집단대출 예외가 실수요 지원 장치로 작동하더라도 전체 가계부채 증가세와 함께 관리돼야 하는 이유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규모가 큰 단지일수록 자금줄이 막혔을 때 피해를 보는 가구가 급증하기 때문에 정부가 실수요 등 여러 시장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총량 제외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단지 입주 리스크를 줄이려는 조치라는 해석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5007세대 규모의 반포 디에이치클래스트 입주가 예정돼 있다. 금융당국이 내년도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어떻게 정하고 집단대출을 어떤 기준으로 별도 관리할지가 다음 대단지 입주장의 기준선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