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리밸런싱 유예 조치를 국회 결산 심사 쟁점으로 끌어올렸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 결정이 국내 증시 수급과 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연합인포맥스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보건복지부의 자료 제출 태도를 비판하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유예가 외국인 매도와 환율 상승을 불렀고,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Barclays)도 연기금이 변동성을 키웠다는 취지로 분석했다고 주장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올 상반기 국민연금의 기형적 리밸런싱 유예는 외국인만 149조원을 팔고 나가게 만들어 환율 급등을 초래했고, 글로벌 IB 바클레이즈조차 연기금이 변동성 증폭기 역할을 했다고 직격했다”고 말했다. 이는 리밸런싱 유예가 단순한 기금 운용 판단이 아니라 시장 안정성 논란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유 의원은 대통령실 등 정부 유관 기관과의 사전 협의 내역, 리밸런싱 유예 당시 외환시장 영향 시뮬레이션 보고서,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과 정상화 로드맵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공개 열람을 전제로 자료를 요구했지만 보건복지부가 한 건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국회증언감정법 제4조에 따르면 군사외교, 대북관계의 국가 비밀을 제외하곤 직무상 비밀을 이유로 국회의 서류 제출, 요구를 거부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자료 제출 요구가 결산 심사의 절차적 권한에 근거한다는 취지다.
쟁점은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목표 범위에 맞추기 위해 매도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늦춘 판단이 적절했는지다. 리밸런싱은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비중이 정해진 범위를 벗어났을 때 초과분을 팔거나 부족분을 사들여 목표 비중으로 되돌리는 절차다.
보건복지부는 5월 28일 정책자료에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2026년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14.9%에서 20.8%로 올렸다고 밝혔다. 기금위는 1월 26일 국내주식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 이탈 때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기금위는 국내주식의 SAA 허용범위를 한시적으로 넓히고 일일 최대 리밸런싱 규모를 줄였다. 다만 허용범위는 기금운용 업무와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말 SAA 허용범위를 재점검하기로 했다. 리밸런싱 유예가 끝나는 6월 말부터는 새 목표비중을 적용하기로 한 만큼, 목표비중 조정과 유예 종료 시점이 함께 논란의 배경이 됐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큰 방향과 자산배분 원칙을 정하는 의사결정 기구다. 기금 규모가 큰 만큼 국내주식 비중 조정은 시장 참가자들에게 수급 변수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가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조치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정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기금운용위원회가 가입자와 수급자 등 여러 대표가 참여해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또 국민연금이 변동성을 키웠다는 바클레이즈 분석에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당시 국내주식 비중 확대가 구조적 변화인지 일시적 요인인지 판단하기 어려웠고, 당장 결정을 내리기보다 6개월간 지켜보기로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3대 특검의 특수활동비 내역 제출도 함께 요구했다. 유 의원은 자료가 제출되지 않으면 해당 부분의 승인 심사를 보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출석도 요구했다. 배 의원은 결산에서 확인된 정책 실패와 재정 낭비가 다음 연도 예산 편성에 반영돼야 한다며 정책실장이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