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이 암호화폐 거래 접근을 투자자 지위별로 나누는 규제안을 공개했다. 비적격 투자자는 중개기관별 연 30만 루블 한도 안에서 일부 암호화폐만 살 수 있고, 적격 투자자는 거래소와 장외시장에서 취급되는 암호화폐를 한도 없이 살 수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8월 11일 공개한 지침안에서 비적격 투자자의 암호화폐 매입 한도를 중개기관별 연 30만 루블로 정했다고 밝혔다. 중개기관에는 브로커, 암호화폐 교환업자, 운용사가 포함된다. 지침안에 대한 의견 제출 기한은 8월 24일까지다.
비적격 투자자가 살 수 있는 암호화폐는 유동성이 큰 자산으로 제한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시가총액, 하루 평균 거래량, 해외 거래소에서의 가격 형성 이력 등을 기준으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를 공개 거래 가능 목록에 넣었다. 가격 형성 이력은 5년 이상이어야 한다.
적격 투자자는 별도 한도를 적용받지 않는다. 다만 러시아 중앙은행은 투자자 지위와 관계없이 거래 전 테스트를 통과하고 암호화폐 투자 위험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암호화폐를 제도권 거래 인프라 안으로 들이되 일반 투자자의 접근은 제한하는 방식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국가두마는 7월 암호화폐 유통 규칙을 담은 법안을 2·3독회에서 통과시켰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 법이 9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새 체계에서는 기존 금융기관과 암호화폐 교환업자, 디지털 예탁기관이 규제 인프라에 포함된다. 본지는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이더리움·테더의 공개 거래와 비적격 투자자 연 30만 루블 한도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국내 결제 금지는 유지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암호화폐를 러시아 안에서 결제수단으로 쓰는 행위는 계속 금지된다고 밝혔다. 반면 수출입 기업은 국경 간 결제에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 러시아 규제가 투자 거래와 결제 기능을 분리해 다루는 구조다.
적격 투자자 문턱을 낮추는 별도 조치도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특정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 테스트를 통과한 고객에게 제한적 적격 투자자 지위를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지위는 투자자가 지식을 확인한 적격 투자자용 금융상품 매입에 한정된다.
러시아의 암호화폐 유통 규제 법률은 9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시행 전까지 지침안 의견 수렴과 세부 문서 정비가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