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팩스턴(Ken Paxton) 텍사스주 법무장관이 미국 데이터센터에서 중국 연계 기술 사용을 금지하고, 아동 안전을 해치는 AI 챗봇을 운영한 기업에 형사책임을 묻는 방안을 제안했다. 데이터센터 규제가 전력망과 세제 논란을 넘어 중국 기술 차단과 AI 책임 문제로 번지는 흐름이다.
텍사스트리뷴은 팩스턴 법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한국시간 25일) '텍사스 퍼스트 데이터센터 계획'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구상은 그가 미국 상원의원에 당선될 경우 추진하겠다는 캠페인 플랫폼으로, 이미 통과된 규제나 발의된 법안은 아니다.
팩스턴의 제안은 네 갈래다. △중국 연계 기술의 미국 데이터센터와 핵심 인프라 사용 금지 △아동에게 해로운 AI 챗봇을 운영한 데이터센터 기업의 형사책임 도입 △토머스 코튼(Tom Cotton) 미국 상원의원의 '데이터 법안 2026(DATA Act of 2026)' 지지 △텍사스 데이터센터 판매세 면제와 기타 세제 혜택 축소다.
이 가운데 중국 연계 기술 금지는 미국의 대중국 기술 견제 흐름과 맞물린다. 데이터센터는 AI 모델 학습과 클라우드 서비스, 서버·통신 장비가 결합되는 인프라여서 장비 조달과 보안 기준이 동시에 정치 쟁점이 되기 쉽다.
데이터 법안은 제조업체와 데이터센터 등 전력 집약 산업이 기존 전력망에 영향을 주지 않는 독립형 전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코튼 상원의원실은 이 법안이 전력 수요 증가로 지역 요금과 송전망 부담이 커지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텍사스에서 데이터센터는 산업 유치 정책을 넘어 선거 쟁점이 됐다. 그렉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는 3일 공공유틸리티위원회와 ERCOT에 데이터센터 계통연계 절차 전면 검증을 지시했다.
주지사실은 ERCOT이 접수한 전력망 연결 요청이 474GW를 넘고, 이 가운데 약 90%가 데이터센터라고 밝혔다. 대규모 전력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계통 안정성과 비용 부담을 둘러싼 정치적 압박이 커졌다는 의미다.
세제도 핵심 쟁점이다. 텍사스 회계감사관 자료상 일정 요건을 갖춘 데이터센터는 주 판매세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일반 적격 데이터센터는 5년 안에 최소 2억 달러(약 2770억원)를 투자하고 20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최소 5억 달러(약 6925억원) 투자, 40개 일자리, 20MW 이상 전송용량 계약 조건을 요구받는다. 텍사스 의회조사도서관은 데이터센터 판매세 면제의 주 비용이 2028~2029 회계연도에 33억 달러(약 4조5705억원)로 커질 수 있다고 적었다.
이 같은 혜택은 텍사스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잇따르는 흐름과 맞물려 지역 반발을 키웠다. 텍사스 폴리틱스 프로젝트의 2026년 6월 조사에서는 텍사스 유권자 56%가 자기 지역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다.
민주당 경쟁자인 제임스 탈라리코(James Talarico) 텍사스주 하원의원도 7월 데이터센터 규제안을 냈다. 그는 지방정부 승인권 확대를 주장했고, 팩스턴은 중국 기술 차단과 AI 책임 문제를 앞세웠다.
워싱턴포스트는 탈라리코가 팩스턴이 데이터센터 업계에서 거의 50만 달러(약 6억9250만원)를 받았다고 공격했다고 전했다. 팩스턴 진영은 이번 계획이 AI로 만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주정부 인사, 정책 분석가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팩스턴의 캠페인 이미지가 X에서 'Made with AI'로 표시된 점도 논란이 됐다. 데이터센터와 AI 책임을 겨냥한 공약이 AI 생성 표시 논란과 맞물리면서 정책 논쟁이 진정성 공방으로 번진 셈이다.
업계와 정책권 반응은 엇갈렸다. 브렌던 스타인하우저(Brendan Steinhauser) 텍사스 공화당 전략가는 이 제안이 정치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챗봇 책임 조항은 기술적으로 풀기 어렵다고 봤고, 애덤 티어러(Adam Thierer) R스트리트연구소 관계자는 구상이 매우 급진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에는 서버, 메모리, 전력 장비, 냉각 설비 등 데이터센터 공급망 전반의 규제 기준이 관전 포인트다. 미국에서 중국 연계 장비 배제 논의가 확대되면 한국 반도체와 인프라 기업에도 조달 기준 변화가 영향을 줄 수 있다.
팩스턴의 제안은 아직 입법 전 단계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중국 연계 기술의 범위, AI 챗봇 피해 판단 기준, 기업 형사책임 적용 대상은 향후 법안 발의와 심의 과정에서 정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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