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비트코인 비축보다 허가제 먼저 세웠다

| 강이안 기자

파키스탄의 비트코인(BTC) 비축 구상은 대규모 신규 매입보다 국가가 보유한 디지털 자산을 어떤 법적 틀로 보관하고 관리할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정부 지갑, 사업자 허가, 토큰화 검토, 샤리아 해석이 함께 맞물린 제도 설계 단계로 풀이된다.

빌랄 빈 사키브(Bilal Bin Saqib) 파키스탄 가상자산규제청(Pakistan Virtual Assets Regulatory Authority·PVARA) 의장은 2025년 5월 2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트코인 베이거스 2025에서 정부 주도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구상을 공개했다. 파키스탄 정부 통신 APP는 사키브 의장이 국가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고, 국가 보관 상태의 디지털 자산을 판매나 투기 목적이 아닌 준비자산으로 보유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당시 공개된 자료에는 비축 규모와 신규 매입 재원이 제시되지 않았다. 사키브 의장은 같은 무대에서 1단계로 잉여 전력 2,000MW를 비트코인 채굴과 AI 데이터센터에 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 예산으로 BTC를 사들이는 방식과는 구분된다.

비트코인 준비금 논의의 출발점은 국가가 이미 보유하거나 보관 중인 디지털 자산을 장기 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느냐에 있다. 통상 국가 준비자산은 보관 주체, 회계 처리, 처분 권한, 외부 감사 기준이 함께 정리돼야 한다. 파키스탄의 구상도 가격 전망보다 자산의 법적 지위와 관리 규칙을 먼저 세우는 문제에 가깝다.

정책의 무게는 이후 규제 체계로 옮겨갔다. 파키스탄 가상자산규제청은 웹사이트에서 2026년 3월 파키스탄 정부가 가상자산법 2026을 도입했고, 이 법이 가상자산과 관련 사업자를 감독하는 첫 포괄 법률이라고 설명했다. 법의 핵심은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방지 기준, 가상자산사업자(VASP) 인허가, 소비자 보호다.

파키스탄 가상자산규제청은 2026년 8월 21일 가상자산 서비스 규정과 활동별 규정을 고시했다. Dawn은 기존 가상자산사업자가 2026년 9월 5일까지 무이의증명서(NOC)를 신청해야 하며, 기한을 넘기면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거래소, 수탁, 지갑, 토큰 발행 관련 사업이 제도권 허가 절차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다.

무이의증명서는 본허가 이전 단계에서 당국이 영업 계속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성격의 절차다. 파키스탄처럼 기존 사업자가 먼저 시장에 형성된 뒤 법과 감독 체계가 따라붙는 경우, 이 절차는 사업자를 선별하고 운영 정보를 확보하는 첫 관문으로 쓰인다.

파키스탄의 가상자산사업자 허가제는 2026년 9월 5일 NOC 신청 마감을 앞두고 본격 집행 단계에 들어갔다. 이번 비트코인 비축 논의도 같은 규제 정비 흐름 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비축 논의는 토큰화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파키스탄 재무부는 2026년 5월 18일 무함마드 아우랑제브(Muhammad Aurangzeb) 재무장관과 사키브 의장이 국채와 나야 파키스탄 증서의 토큰화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가 자본시장 현대화와 투자자 접근성 확대에 쓰일 수 있는지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토큰화는 국채나 증권 같은 전통 자산의 권리 관계를 블록체인 기반 기록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비트코인 준비금이 국가 보유 자산의 관리 문제라면, 토큰화는 자본시장 상품의 발행·유통 구조를 바꾸는 문제다. 두 정책은 모두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 회계와 감독 틀 안에 넣어야 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해관계자별 셈법은 다르다. 규제 당국은 사업자 허가와 자금세탁방지 기준을 통해 시장을 관리하려 하고, 기존 거래소와 수탁 사업자는 기한 안에 NOC를 신청해야 영업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준비금 구상보다 실제 허가 집행과 보관 기준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종교적 해석은 남은 쟁점이다. 로이터는 사키브 의장이 파키스탄의 주요 이슬람 신학교에 투기성 암호화폐와 자산 연동형 디지털 토큰을 구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해당 신학교의 파트와는 암호화폐 기반 결제를 이슬람법상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봤다.

이 논쟁은 BTC,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증권을 같은 범주로 볼지 나눠 볼지의 문제와 연결된다. 샤리아 해석이 엄격하게 적용되면 결제형 암호화폐와 투자형 토큰의 제도화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자산 연동형 토큰을 별도 범주로 인정하면 토큰화 정책은 비트코인 준비금과 다른 경로로 추진될 여지가 있다.

한국 시장에도 시사점은 있다. 신흥국이 비트코인을 국가 자산으로 다룰 때 실제 쟁점은 매입 규모보다 보관, 회계, 허가, 자금세탁방지, 투자자 보호 기준으로 이동한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해외 정부의 '비트코인 준비금' 표현을 곧바로 대량 매수 신호로 해석하기보다 실제 보유 자산 범위와 집행 절차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홍콩에서 2026년 8월 27~28일 열린 비트코인 아시아 2026에서도 사키브 의장은 파키스탄 가상자산규제청 의장 자격으로 연사 명단에 올랐다. 파키스탄의 다음 확인 일정은 기존 가상자산사업자의 2026년 9월 5일 NOC 신청 마감이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시장 해석
파키스탄의 비트코인 비축 구상은 현재까지 대량 매입보다 국가 보관 자산과 규제 체계를 정리하는 정책에 가깝다.

전략 포인트
2026년 9월 5일 NOC 신청 마감과 PVARA 허가제가 실제 집행의 첫 관문이다. 샤리아 해석도 제도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용어정리
Strategic Bitcoin Reserve: 정부가 비트코인을 국가 준비자산처럼 보유하겠다는 구상이다.
PVARA: 파키스탄 가상자산규제청으로, 가상자산 사업자 인허가와 감독을 맡는다.
NOC: No Objection Certificate의 약자로, 사업 허가 전 단계의 적격 확인 절차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파키스탄은 비트코인을 새로 매입하고 있나? 공개 자료에서 대규모 신규 매입 규모나 재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은 국가 보관 자산을 지갑에 담아 준비자산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Q. 파키스탄 가상자산규제청 규정은 왜 중요한가? 거래소, 수탁, 지갑 등 가상자산 사업자가 허가 절차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자는 2026년 9월 5일까지 NOC를 신청해야 한다. Q. 샤리아 논쟁은 무엇을 뜻하나? 암호화폐 기반 결제와 자산 연동형 토큰을 이슬람 금융 원칙에서 어떻게 볼지가 쟁점이다. 이 해석은 파키스탄의 가상자산 제도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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