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디즈니(Disney)와 ABC의 방송면허 소송을 각하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ABC 소유 8개 방송국의 조기 면허 갱신 심사를 둘러싼 분쟁이 표현의 자유와 방송 규제 권한 충돌로 번졌다.
FCC는 워싱턴DC 연방법원에 낸 신청서에서 조기 면허 심사가 디즈니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관련 불법 차별 의혹을 다루는 행정 절차라고 주장했다. 브렌던 카(Brendan Carr) FCC 위원장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사실과 법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디즈니와 ABC는 8월 18일 FCC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ABC 소유 8개 방송국의 면허 갱신 시점을 앞당긴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방송 내용과 시각을 겨냥한 보복이라는 주장이다.
ABC는 이 절차가 계속되면 선거 보도와 후보자 초청 같은 편집 판단이 위축될 수 있다고 봤다. FCC의 방송면허 감독 권한이 공익 심사인지, 정부 비판 보도에 대한 압박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FCC는 방송사가 공공 전파를 쓰는 만큼 공익 의무를 진다고 반박했다. 법원이 지금 개입하면 방대한 증거를 검토하는 행정 절차가 막힌다는 논리도 폈다.
FCC는 지방법원에 관할권이 없다는 주장도 냈다. FCC 명령은 지방법원이 아니라 항소법원에서 다퉈야 한다는 취지다.
방송면허 제도는 공공 전파를 사용하는 사업자에게 일정한 공익 의무를 부과하는 구조다. 통상 규제기관은 면허 갱신 과정에서 법령과 규칙 준수 여부를 살피지만, 방송 내용과 정치적 표현이 심사 대상처럼 작동하면 수정헌법 1조 논쟁으로 번질 수 있다.
이번 사안은 디즈니 산하 ABC가 FCC를 상대로 제기한 수정헌법 1조 소송에 이어 나온 후속 절차다. FCC는 지난 4월 ABC 소유 8개 방송국에 조기 갱신 신청을 요구했고, ABC는 이를 항의하에 따랐다고 밝혔다.
ABC 측은 앞선 소송에서 FCC가 50년 넘게 조기 갱신을 요구한 적이 없고, 하나의 네트워크가 공동 소유한 복수 방송국에 동시에 조기 신청을 요구한 전례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절차의 이례성을 들어 FCC 권한 행사의 범위를 다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분쟁은 FCC 내부의 정치적 독립성 논란과도 맞물려 있다. 앞서 안나 고메즈(Anna Gomez) FCC 위원은 ABC와 디즈니가 FCC 조치에 맞선 점을 공개적으로 평가했고, 브렌던 카 위원장 측은 공익 의무 회복을 위한 절차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감시단체도 법정 참여를 시도하고 있다. Frequency Forward와 Media Action Center는 8월 24일 ABC 시청자들과 함께 개입 신청을 냈다.
두 단체는 디즈니가 FCC와 합의할 경우 방송 내용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청자 이익이 소송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익 감시단체와 시청자가 당사자 사이 합의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디즈니는 이들의 개입에 반대했다. 신청인들이 직접적인 법적 이익을 입증하지 못했고, 필요하면 소송 당사자가 아닌 의견서 형식으로 입장을 낼 수 있다고 맞섰다.
디즈니는 자신과 ABC가 정부 간섭에서 벗어날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다툴 충분한 유인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감시단체가 별도 당사자로 들어오지 않아도 소송의 핵심 이해가 방어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법원은 FCC의 각하 신청, 디즈니의 절차 중단 요청, 감시단체의 개입 신청을 차례로 판단해야 한다. 현재 확인된 단계는 조기 면허 갱신 심사와 소송 절차이며, FCC의 면허 박탈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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