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수수료 면제 요구…이탈리아 업계, 디지털 유로 규칙 협상 주시

| 서지우 기자

이탈리아 소상공인 단체들이 디지털 유로의 소액 결제 수수료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본 결제 무료 원칙을 제시했지만 10유로 미만 결제를 일괄적으로 무료화하는 규칙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디지털 유로의 계좌 개설·충전·송금·결제 등 기본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내는 수수료도 없애고, 상인에게 부과되는 수수료는 직불카드나 즉시이체 등 비교 가능한 결제수단보다 높지 않게 한다는 내용이다.

이탈리아 공공·상업시설연맹(FIPE)은 3월 25일 성명에서 소액 결제의 가맹점 비용을 낮추려는 ECB 방향을 환영하면서도 물리적 매장에서는 초기 한시적으로라도 수수료를 0원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이 카드 결제망에 부담하는 비용을 줄여야 디지털 유로의 실제 도입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상공인단체 콘페세르첸티(Confesercenti)는 7월 뉴스레터에서 디지털 유로의 최종 규칙이 아직 협상 중이라고 정리했다. 수수료 수준과 결제사업자·상인 사이의 보상 모델이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공개된 유럽연합과 ECB 문서에는 10유로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면제한다는 숫자 규칙이 담기지 않았다. 따라서 10유로 기준은 이탈리아 업계의 요구나 민간 결제서비스의 가격 정책과 연결된 제안으로 볼 수 있지만, 디지털 유로 법안의 확정 조항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디지털 유로는 ECB가 발행을 추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다. 민간 결제서비스나 암호화폐와 달리 유로시스템이 발행과 결제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공공 결제수단으로 설계되고 있다.

소액 결제 수수료 문제가 이탈리아에서 부각된 배경에는 소상공인의 카드 결제 비용 부담이 있다. ECB는 2월 19일 로마 연설에서 이탈리아 소규모 사업자가 대형 사업자보다 국제 카드망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ECB는 디지털 유로가 도입되면 결제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상인의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는 입법 협상과 결제사업자·상인 간 보상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민간 결제시장에서는 소액 무료 정책도 등장했다. 이탈리아 결제서비스 업체 사티스페이는 9월부터 매장 거래 중 10유로 미만 구간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 서비스의 가격 정책으로, 디지털 유로 법안의 수수료 규칙과는 별개다.

은행권에서는 인프라 구축 비용이 주요 부담으로 거론된다. ECB는 디지털 유로 도입에 필요한 은행 투자비가 40억~58억유로(약 5조3800억~7조8010억원) 수준일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초기 설계가 은행의 금융중개 기능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마련됐다고 밝혔다.

입법 절차도 진행 중이다. 유럽의회는 7월 9일 디지털 유로 관련 협상 개시를 승인했고, 유럽의회·유럽연합 이사회·집행위원회는 세부 규칙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ECB는 필요한 법안이 2026년 말까지 채택된다는 전제 아래 2027년 하반기부터 12개월간 파일럿을 진행할 계획이다. 7월 14일에는 파일럿 참가자로 36개 결제서비스 제공업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파일럿 이후 2029년 첫 발행에 대비한다는 것이 ECB의 계획이다. 다만 실제 발행 여부와 구체적인 수수료 구조는 입법 절차와 ECB 정책 결정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다.

디지털 유로 논의는 결제 비용뿐 아니라 유럽 결제 인프라의 자립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본지는 디지털 유로의 개인정보 보호 논쟁이 법적 보호 장치와 실제 결제 기술의 적용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확인되는 정책 방향은 소비자의 기본 사용 무료와 상인 수수료 상한이다. 10유로 미만 결제의 전면 무수수료 여부와 비용 부담 주체는 향후 입법 협상에서 정해질 사안으로 남아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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