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규제, 입법서 집행으로…디파이는 미해결

| 김하린 기자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가 ‘도입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집행할 것인가’로 이동했지만, 탈중앙화 금융(DeFi)과 자율수탁 지갑을 둘러싼 규율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WalletConnect는 10일 68쪽 분량의 ‘정책·컴플라이언스·규제 현황’ 보고서를 내고 결제·DeFi·거래·수탁·토큰화 분야의 글로벌 규제 진행 상황을 정리했다. 주요 시장의 논의가 입법 단계를 지나 실제 사업자와 서비스에 적용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국가별 제도와 시행 속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 체계가 마련된 시장에서도 사업자 인가와 감독 기준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과정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시장법(MiCA)은 2024년 12월 전면 적용됐다. 기존 사업자에게 허용된 국가별 과도기간은 2026년 7월 1일 종료됐다.

미카는 가상자산 발행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인가, 공시, 이용자 보호 의무를 정한 EU 공통 규정이다. 과도기간이 끝나면서 각국 감독당국은 미승인 사업자의 서비스 제공 여부를 점검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유럽증권시장청(ESMA) 임시 등록부에는 인가를 받은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가 약 330곳 올라와 있다. WalletConnect는 보고서에서 미카 시행 전 영업하던 기업 가운데 1000곳 이상이 기한 내 인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콩은 2026년 4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첫 면허를 발급했다.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발행자가 자금세탁 방지와 금융 안정성 관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개정 결제서비스법에 따른 전자결제수단과 암호자산 서비스 중개업 제도가 6월부터 시행됐다. 결제와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등록·관리 체계가 바뀐 것이다.

미국에서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담은 GENIUS법이 제정됐다. 관련 제도는 늦어도 2027년 1월 18일까지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미국 재무부는 해당 시점부터 원칙적으로 적절한 연방 또는 주 면허를 받은 사업자만 미국 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더 넓은 시장 구조를 다루는 입법은 아직 추진 단계에 있다.

WalletConnect가 주목한 방식은 ‘규제된 접점의 책임’이다. 발행자와 서비스 제공자가 자율수탁 주소와 거래할 때도 자금세탁 방지, 제재 대상 확인, 트래블룰, 기록 보존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구조다.

자율수탁 지갑은 이용자가 개인키와 자산 통제권을 직접 보유하는 지갑을 뜻한다. 보고서는 제재 검색, 온체인 분석, 지갑 주소 통제권 확인, 재사용 가능한 신원 인증서 등이 일부 업무에 활용되면서 자율수탁과 규제 준수가 반드시 충돌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앙 관리 주체가 뚜렷하지 않은 DeFi 프로토콜과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규제의 빈틈으로 남았다. 서비스 운영자나 통제 주체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기존 사업자 중심 규율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별 규제 틀이 법률에서 감독과 사업자 의무로 넘어가는 가운데 국경을 넘는 서비스와 DeFi 프로토콜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정리되지 않았다. WalletConnect는 이 문제를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의 주요 미해결 과제로 제시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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