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억9000만원 USDT 현금 환전…과세 사각지대

| 강이안 기자

내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거래소 밖에서 이뤄지는 현금 거래가 과세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래소를 거치지 않은 거래는 당국이 사업자와 거래 자료를 직접 확보해야 소득 발생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은 2027년 1월 1일 이후 거래분부터 신고가 수리된 가상자산사업자에게 거래명세서와 거래집계표를 제출하도록 했다. 과세당국은 거래소가 낸 자료를 납세자의 신고 내용과 대조해 소득 누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미신고 환전업자를 거친 현금 거래는 거래 자체가 포착되지 않으면 소득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블록체인에는 디지털자산이 이동한 기록이 남지만 실제 현금 지급액과 거래 상대방 정보까지 자동으로 기록되지는 않는다.

과세당국이 거래를 확인하려면 환전업자의 고객 명단과 지갑 주소, 거래 시점·수량, 현금 지급액 등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해당 자료를 블록체인상 자산 이동 기록과 대조해야 실제 거래금액과 과세 대상 소득을 산정할 수 있다.

미신고 환전업자의 거래 규모가 작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은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공범들과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152차례에 걸쳐 약 33억9000만원 상당의 USDT를 현금으로 환전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텔레그램으로 고객을 모집한 뒤 테더를 송금받고 수수료 2~5%를 제외한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이 같은 거래가 적발되지 않으면 과세당국은 소득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거래가 드러난 뒤에도 고객별 지갑 주소와 거래 시점·수량, 현금화 금액을 특정해야 해 거래소 자료를 활용하는 방식보다 확인 절차가 복잡하다.

거래소 이용자와 거래소 밖 이용자 사이에 소득 파악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과세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거래소 거래는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현금 거래는 환전업자 적발 여부에 따라 파악 가능성이 달라진다.

미신고 사업자에 대한 대응 권한도 쟁점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현재 관계기관 협조와 수사 의뢰에 의존하고 있어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를 직접 조사·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 등 10명은 FIU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를 직접 조사·분석하고 필요할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하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미신고 사업자의 거래 구조와 이용자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강화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상임위원회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어 법 개정 여부와 시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가상자산 과세상 쟁점 및 개선방안 연구’에서 해외 거래소와 탈중앙화금융, 조세회피성 거래의 세원을 파악하지 못하면 과세 형평성 문제와 조세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는 2026년 8월 22일 공개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연구에서 “디지털자산 소득세 과세를 유예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됐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여러 논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거래소와 탈중앙화금융, 조세회피성 거래의 세원을 파악하지 못하면 과세 형평성 문제와 조세 저항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가상자산 과세 논의는 과세율뿐 아니라 거래 자료를 어디까지 확보할 수 있는지로도 이어지고 있다.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수익에 22% 세율을 적용하는 과세 추진 방안이 재확인된 가운데, 거래소 밖 현금 거래를 추적할 체계가 과제로 남았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7년 1월 1일 이후 거래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관련 법 개정안의 심사와 미신고 환전업자 거래 추적 체계 보완이 과세 시행 전 남은 절차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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