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은 매물 급감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월세 비중까지 빠르게 커지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봄 이사 철 수요가 몰린 상황에서 전세 물건이 크게 줄자 세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졌고, 그 여파가 전셋값과 월세 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천42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2024년 4월 18일의 3만750건보다 49.9% 줄어든 수준이다. 서울 25개 구에서 모두 전세 매물이 감소했고, 감소 폭은 노원구 88.5%, 중랑구 88.0%, 강북구 83.5%, 성북구 83.4%, 금천구 77.1% 순으로 컸다. 금천구는 전세 매물이 54건, 중랑구는 51건, 강북구는 50건에 그쳤고, 노원구 월계동 월계현대처럼 1천281가구 규모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2∼3건에 불과한 사례가 나왔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매매와 임대가 함께 묶인 시장 구조 변화가 있다. 지난해 10월 15일 발표된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주택을 산 뒤 2년간 실제 거주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고,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사실상 막혔다. 그동안 갭투자는 전세 물건 공급을 늘리는 한 통로였는데, 이 경로가 좁아지자 시장에 나오는 전세 자체가 줄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장 중개업소들도 대단지인데도 전세 매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전하고 있다.
공급이 줄어든 전세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149만원으로, 2022년 10월 6억1천694만원 이후 3년 5개월 만에 다시 6억원을 넘었다.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면적 84.8655㎡는 지난 4일 7억7천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는데, 지난해 12월 22일 같은 면적이 6억8천만원에 계약된 것과 비교하면 넉 달도 안 돼 1억원 가까이 올랐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인 전세가율도 지난달 52.1%로 전달의 52.0%보다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 하락했던 전세가율이 11개월 만에 다시 상승으로 돌아선 것이다.
전세가 비싸지고 물건도 부족해지자 세입자들은 월세로 더 많이 이동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등록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6만7천506건 가운데 월세 계약은 3만2천608건으로 48.3%를 차지했다. 사실상 임대차 계약 2건 중 1건이 월세인 셈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 비중은 2019년 28.2%에서 2020년 31.5%로 높아졌고,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도 계속 40%대를 이어왔다. 문제는 월세도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1만5천9건으로 1년 전보다 24.9%, 2년 전보다 17.0%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 시세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2만8천원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 부족, 전세가격 상승, 전세대출 규제, 보유세 부담 우려가 함께 작용하면서 월세 전환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본다. 전세와 월세는 실수요자, 특히 서민층의 주거비와 직결되는 만큼 단순한 거래 형태 변화로만 보기 어렵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서울 임대차 시장의 부담을 더 키울 가능성이 있어, 정부가 공급과 금융, 가격 안정을 함께 고려한 보완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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