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美에 288조 투자… 반도체 공장 6곳 신설

| 김민준 기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약 2,000억 달러(약 288조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국내 제조업 투자를 확대하라고 촉구한 직후 나온 발표로, 사실상 이에 화답하는 형식이 됐다.

마이크론은 전체 투자액 중 약 1,500억 달러(약 216조 원)를 미국 세 곳에 최신형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500억 달러(약 72조 원)는 반도체 연구개발 및 고대역폭 메모리(HBM) 패키징 기술 향상에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아이다호 주에 두 개, 뉴욕에는 최대 네 개의 고도화된 생산 공장을 신설하고, 버지니아 주에선 기존 공장을 현대화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미국 연방 및 주정부로부터 상당한 재정 지원이 동반된다. 그중에는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최대 64억 달러(약 9조 2,000억 원)의 보조금도 포함돼 있으며, 회사 측은 모든 신규 설비가 연방정부의 선진 제조업 투자 세액공제(AMIC) 대상이라고 밝혔다.

산제이 메흐로트라(Sanjay Mehrotra)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관련 성명을 통해 “이번 투자는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수만 개의 국내 일자리를 창출하며, 글로벌 공급망과 국가 안보에 핵심이 되는 반도체 생산 기반을 자국 내에 확보하는 데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 외에도 미국 내 제조 확대에 동참하는 기업은 늘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최근 세 곳의 공장에서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고, TSMC(2330.TW)는 미국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총 1,000억 달러(약 144조 원)를 집행할 예정이다. 애플(AAPL) 역시 앞으로 4년간 5,000억 달러(약 720조 원) 이상을 미국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이번 발표 이후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연초 대비 37% 상승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고가에 근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대규모 시설 투자 발표가 향후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과 미국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