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모달 데이터 처리의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스타트업 이벤추얼(Eventual)이 총 3,000만 달러(약 432억 원)의 초기 자금을 확보한 가운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벤추얼은 정형화되지 않은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 즉 이미지, 영상, 음성, 손글씨, SNS 댓글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오픈소스 데이터 엔진 ‘Daft’를 통해 기업들의 데이터 인프라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벤추얼은 이번 투자에서 펠리시스의 아스타시아 마이어스 파트너 주도로 2,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에 MS의 벤처 자회사 M12 벤처스와 씨티그룹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앞서 공개되지 않았던 1,000만 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 라운드에는 Y 콤비네이터, CRV, 에센스 VC, 어레이 벤처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공동 창업자인 새미 시드후와 제이 치아는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Lyft)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서로를 만나 Daft의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리프트에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면서 수집하게 되는 3D 스캔 데이터, 영상, 이미지, 텍스트, 음성 등 복합적인 데이터를 기존 툴로 처리하기엔 한계를 체감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여러 오픈소스 툴을 조합해 자체 시스템을 구성했지만, 처리 속도도 느리고 신뢰성도 떨어져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Daft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탄생했다. 파이썬 기반으로 설계된 이 엔진은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단일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구조화된 웹 클릭 로그나 재무 데이터 분석 도구와는 수준 자체가 다르다.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에센셜 AI 랩스, 투게더 컴퓨터 등에서 실제 워크로드 처리에 Daft를 도입하고 있다.
시드후는 "기존 데이터 처리 엔진은 속도나 신뢰성 측면에서 AI 작업 부하에 적합하지 않다"며, "실제로 수백만 개의 파일을 처리할 때 0.1%의 실패율조차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최근 많은 AI 스타트업이 같은 고충을 겪고 있다"며 Daft의 도입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현재 이벤추얼은 Daft의 상용화 버전인 'Eventual Cloud' 플랫폼의 얼리 액세스를 위해 사용자 대기 리스트를 모집하고 있다. 기업 고객들은 이를 통해 수백 페타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를 수 초 내에 다룰 수 있으며, 데이터 전처리에 들이던 시간과 인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이벤추얼은 데이터 인프라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할 인재 채용에 속도를 높인다. 특히 분산 시스템 전문가, 제품 엔지니어, 개발자 생태계를 이끌 커뮤니티 리더 등을 중심으로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AI 서비스의 핵심 과제로 여겨졌던 데이터 처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플랫폼이자, 스타트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