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E-스노우플레이크-AWS, 고객 데이터 통합 위한 'AI 삼각 공조' 체제 구축

| 김민준 기자

콘택트센터 솔루션 전문 기업 NiCE가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터랙션스’ 행사에서 스노우플레이크(SNOW)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겉보기에는 고객관리(CRM) 솔루션 업체와 손잡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이번 협력은 AI 기반 고객지원에서 핵심적인 과제로 꼽히는 ‘데이터 통합’ 문제를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끈다.

이번 협력으로 NiCE는 자사의 AI 고객경험 플랫폼 'CXone Mpower'와 스노우플레이크의 안전한 데이터 공유 기술을 결합해, 기업들이 여러 부서에 걸쳐 흩어진 고객 데이터를 하나의 데이터 레이크로 통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고객과의 상호작용 전반에 걸쳐 AI 분석을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며, 반복되는 데이터 단절로 인한 분석 왜곡 문제 또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기업들이 AI 도입을 망설이는 주된 이유는 ‘데이터 관리 복잡성’이다. 고객 정보는 프런트오피스부터 백오피스까지 방대한 시스템에 산재해 있어, 정확한 인사이트 도출이 어렵다는 점이 AI 활용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이번 NiCE-스노우플레이크 파트너십은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소스를 만들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기업 입장에서 이번 협력이 제공하는 핵심 이점은 세 가지다. 첫째, 부서 간 데이터 사일로를 제거해 고객 여정을 통합 관리할 수 있고, 둘째, 서비스 이행이나 청구, 클레임 처리 등 여러 비즈니스 프로세스 간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다. 셋째, 통합된 데이터 기반 위에 AI 활용을 확대함으로써 더욱 정교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고도화할 수 있다.

눈에 띄는 또 다른 발표는 NiCE가 자사 플랫폼을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켓플레이스에 등록했다는 점이다. AWS는 자체 고객센터 솔루션인 ‘아마존 커넥트(Amazon Connect)’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경쟁 업체 제품도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AWS는 NiCE 뿐 아니라 토크데스크(Talkdesk)나 제네시스(Genesys) 등 경쟁 제품과의 공존을 인정하고 있으며, 고객이 보유한 AWS 크레딧으로 NiCE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해 비용 효율성을 제고했다.

더불어 양사는 공동 혁신(co-innovation)을 통해 고객 여정 전체에 걸쳐 자사 AI 모델과 AWS의 최신 기술을 결합할 계획이다. 특히 아마존Q, 베드록(Bedrock) 등 AWS의 최신 AI 서비스를 NiCE 모델과 결합함으로써 고객 대응, 업무 자동화, 맞춤형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넓힐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NiCE가 협업보다는 독자 기술 개발을 우선시해온 점을 들어 파트너십 확장에 보수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실제로는 시스템통합(SI) 기업이나 기술 파트너와의 협력이 꾸준히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 역시 이른바 ‘자사 생태계’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결국 NiCE와 스노우플레이크, AWS의 이번 삼각 공조는 고객 데이터 통합이라는 기업들의 골칫거리를 해소할 뿐 아니라, AI 기반 고객경험 혁신의 문을 여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의 진화가 고객센터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끄는 가운데, 효율성·정확성·개인화를 아우르는 방향성에 있어 이들의 합작 모델은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