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로봇·자율주행 전담 부문 '피지컬 AI' 출범… 반도체 설계로 산업 리더 노린다

| 김민준 기자

로봇 산업과 자율주행 기술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반도체 설계 기업 ARM 홀딩스가 로봇과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을 전담하는 신규 사업 부문 '피지컬 AI'를 공식 출범했다. ARM은 올해 CES 2026에서 이 계획을 공개하며 로봇 중심 전시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ARM은 이번에 출범한 피지컬 AI 부문을 기존 엣지 컴퓨팅 사업부에서 분리해 신설했다. 엣지 부문이 모바일과 저전력 디바이스용 칩에 집중돼 있는 반면, 새 부문은 로봇과 차량 등 실제 환경에서 구동되는 지능형 장비에 최적화된 칩 설계를 맡는다. 두 제품군은 센서 설계, 전력 제약, 안전성 측면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이를 통합적으로 연구·개발하는 효율화를 시도한 것이다.

ARM은 직접 칩을 생산하지 않고 설계만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물론, 노트북과 데이터센터 프로세서까지 ARM의 지적재산(IP)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피지컬 AI 부문은 이 같은 설계 라이선스를 통해 추가 수익원을 창출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회사를 이끄는 르네 하스 CEO는 지난 4년 동안 ARM의 설계 전략을 확장해 왔다. 기존 IP 라이선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일부 고객에게는 완성도 높은 칩 설계를 제공해 프리미엄 비용을 부과하고 있다. ARM은 이제 자체 칩 생산을 검토하는 등 수직계열화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피지컬 AI 부문은 드루 헨리 부사장이 총괄하며 기존 고객은 물론 신규 파트너사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헨리는 로봇 기술이 노동력 향상과 국가 GDP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며, 전방위 확산 가능성을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고객사는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구글과 소프트뱅크, 현대차를 거치며 유명세를 얻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ARM 설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번 CES에서 키 190cm, 몸무게 90kg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였다. 이 로봇은 공장에서 자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으며, 첫 고객은 현대차로 조지아주 사바나 차량 공장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업계 전반으로 보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옵티머스' 로봇을 미래 성장축으로 강조한 데 이어, 인텔이 지분을 보유한 모빌아이 또한 이스라엘 로봇 스타트업 멘티 로보틱스를 약 1조 3,000억 원($900 million)에 인수하면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학습용 오픈소스 모델 '알파마요1'을 공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AI와 로보틱스 간 결합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을 재편하는 수준으로 진화 중이다. ARM의 피지컬 AI 사업부 출범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반도체 기술의 전략적 역할을 보다 뚜렷이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