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암호화폐 보안의 ‘게임의 룰’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컨트랙트 취약점을 찾아내는 AI 성능이 가파르게 개선되면서, 연내 ‘초인적(superhuman)’ 수준의 AI 감사자(auditor)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업계의 해킹 방어 전략과 디파이(DeFi) 생태계의 비용 구조가 동시에 재편될 수 있다는 얘기다.
패러다임(Paradigm) 인베스트먼트·리서치 파트너 알핀 육셀로글루(Alpin Yukseloglu)는 “AI는 시간이 지날수록 크립토 업계의 보안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봤다. 그는 장기적으로 “AI가 크립토에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덧붙였다.
핵심 근거는 스마트컨트랙트 취약점 탐지 성능의 개선 속도다. 육셀로글루는 오픈AI(OpenAI)와 함께 EVMbench를 공동 개발했다. EVMbench는 AI 에이전트가 스마트컨트랙트의 결함을 ‘탐지·패치·악용’까지 얼마나 잘하는지 평가하는 벤치마크다. 그는 프로젝트 초기에는 모델이 버그의 20% 미만만 찾아냈지만, 이후 50%를 넘어 70% 이상으로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자금 유출로 직결되는 ‘치명적 버그’ 기준에서 70% 이상을 포착했다는 점은, AI가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보안 프로세스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시사한다.
육셀로글루는 “연말이면 초인적 AI 감사자가 우리의 모든 가정을 완전히 깨뜨릴 것”이라고까지 내다봤다. 여기서 말하는 ‘가정’은 사람이 하는 코드 리뷰의 한계, 감사 비용과 시간, 보안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 전반을 뜻한다.
다만 그는 크립토 산업이 다른 IT 분야보다 충격이 덜할 수도 있다고 봤다. 크립토는 오랜 기간 ‘매우 똑똑한 공격자’가 상시 존재한다는 전제 아래 운영돼 왔고, 그 과정에서 업계가 상당히 단련됐다는 이유다. 즉 AI가 공격자와 방어자 모두의 능력을 끌어올리더라도, 크립토는 이미 극단적 위협모델을 경험해 온 시장이라는 평가다.
AI가 보안을 강화할지, 오히려 공격을 더 쉽게 만들지에 대한 논쟁도 이어진다. 육셀로글루는 현재로서는 AI가 ‘공격 우위’인지 ‘방어 우위’인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기술을 ‘나쁜 사람만 쓴다’는 인식이 과도한 보안 공포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초지능(supeintelligent) AI가 등장하더라도 세상에는 넘어설 수 없는 제약이 남아 있다고 봤다. 예컨대 물리 법칙처럼 ‘근본적 제약’은 초지능도 마음대로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기술을 운명론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반대로 부정하는 태도 자체가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미래는 예언보다 실험으로 이해해야 하며, 기술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할수록 공포는 줄어든다는 메시지다.
AI가 해킹을 더 싸게 만들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은 규모가 작은 디파이 프로토콜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육셀로글루는 ‘탄광의 카나리아’처럼 보안이 약한 소형 프로토콜이 AI 기반 공격의 첫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공격 비용이 급락하면 경제성이 바뀐다. 예컨대 1000달러(약 147만4300원) 규모의 작은 컨트랙트를 털기 위한 비용이 토큰 10~50달러 수준으로 내려오면, 그런 ‘작은 계약’ 자체가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감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공격 대비 효용이 낮은 구조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정리된다는 논리다.
육셀로글루는 EVMbench와 함께 ‘에이전트 하네스(agent harness)’를 언급했다. 하네스는 AI가 스마트컨트랙트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특화 도구를 제공하는 일종의 실행·검증 환경이다. 다만 이 도구는 악용 가능성을 고려해 ‘최전선’ 성능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대목은 시간이 지날수록 도구의 역할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모델이 좋아지면 하네스가 제공하던 기능을 모델이 ‘흡수’해버려, 외부 도구 의존도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벤치마크를 통해 버그 탐지의 ‘오탐(false positive)’ 비율을 사실상 0에 가깝게 낮췄다고 말했는데, 이는 AI가 경보를 울릴 때 실무자가 결과를 더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가 강조한 또 다른 조건은 크립토 환경의 ‘검증 가능성(verifiability)’이다. 온체인 데이터와 스마트컨트랙트는 결과가 명확히 검증되는 경우가 많아, 모델이 학습하기에 유리한 구조를 가진다. 이 때문에 AI가 크립토 코드를 매우 빠르게 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육셀로글루는 기술만큼이나 ‘수익률(yield)’의 지형 변화에도 주목했다. 그는 2024년 신흥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연간 1150억달러(약 169조5445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수익률 범위가 10~40%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이런 실물 기반 수익이 디파이로 온전히 연결되기 어렵다는 점인데, 이를 잇는 시도로 브릭스(Bricks)를 소개했다.
브릭스는 디파이와 전통금융을 기관급 토큰화, 현지 은행 결제망, 관할권별 컴플라이언스(준법) 체계로 연결해 ‘실제 담보’와 ‘구조화 상품’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요지는 디파이가 온체인 내부의 수익 경쟁을 넘어, 현실 세계의 담보·현금흐름과 맞물리며 확장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이번 논의는 AI가 크립토 보안의 비용·속도·품질을 동시에 바꾸면서, 디파이 생태계의 생존 기준까지 재정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I가 공격자와 방어자 모두를 강하게 만든다면, 시장은 결국 더 단순하고 오래 검증된 계약, 더 큰 유동성과 더 높은 보안 예산을 가진 프로토콜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초지능 AI의 등장이 곧바로 공격 우위나 방어 우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핵심이다. 크립토는 본질적으로 ‘지능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고, 검증 가능한 데이터와 코드라는 토양 위에서 보안 역량이 빠르게 진화한다. 미래는 예측보다 실험에 가깝다. 업계가 AI를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보기보다, 보안 강화와 실물 금융 연결이라는 방향으로 적극 활용할수록 크립토 시장의 신뢰 기반도 함께 두터워질 전망이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AI가 스마트컨트랙트 취약점 탐지·패치·악용까지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며, 보안은 ‘사후 점검’에서 ‘상시 자동화’로 이동 중
EVMbench 기준 치명적 버그 탐지율이 20% 미만 → 70% 이상으로 급등해, AI가 보안 프로세스의 중심으로 들어오는 흐름이 가속
AI가 공격자·방어자 모두를 강화해도, 크립토는 이미 극단적 위협모델에 익숙한 시장이라 충격은 ‘전면 붕괴’보다 ‘재편’에 가까울 가능성
💡 전략 포인트
프로토콜 관점: ‘감사 1회’가 아니라 배포 전후로 AI 기반 지속 감사(continuous auditing)·모니터링 체계를 내재화해야 생존 확률 상승
디파이 생태계 관점: 공격 비용이 급락하면 소형·저TVL(유동성) 컨트랙트가 먼저 타격(‘탄광의 카나리아’) → 최소 보안예산/표준화된 템플릿 채택이 중요
투자/운영 관점: 보안 신뢰는 “오탐률↓ + 재현 가능한 검증 환경”에서 강화됨 → 온체인 검증 가능성(verifiability)을 활용한 테스트·증명(재현성) 체계를 갖춘 프로젝트에 프리미엄
미래 확장: 디파이 수익률 경쟁이 온체인 내부에서 실물 담보·현금흐름(RWA) 연결로 이동 가능 → 브릭스(Bricks) 같은 ‘기관급 토큰화+컴플라이언스+결제망’ 인프라가 핵심
📘 용어정리
스마트컨트랙트: 블록체인에서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 실행되는 프로그램(코드)
감사자(auditor): 컨트랙트의 취약점/설계 오류를 점검해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
EVMbench: AI가 EVM(이더리움 가상머신) 기반 컨트랙트의 결함을 탐지·패치·악용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에이전트 하네스(agent harness): AI가 테스트/실행/검증을 쉽게 하도록 돕는 특화된 실행 환경(도구 모음)
오탐(false positive): 실제 취약점이 아닌데 취약점이라고 잘못 경보하는 것
검증 가능성(verifiability): 온체인 데이터/코드처럼 결과를 누구나 재현·검증하기 쉬운 성질
디파이(DeFi): 중앙 기관 없이 스마트컨트랙트로 운영되는 금융 서비스
RWA(실물자산 토큰화): 채권·담보·현금흐름 등 현실 자산을 토큰 형태로 온체인에 연결하는 방식
Q.
‘초인적(superhuman) AI 감사자’가 나오면 디파이 보안은 완벽해지나요?
완벽해진다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AI가 취약점을 더 많이, 더 빨리 찾게 되면 방어 수준은 크게 올라가지만, 동시에 공격자도 같은 도구를 활용해 새로운 공격을 더 싸게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탐을 줄이고(신뢰도↑) 지속 감사가 가능해지면, “사고를 줄이는 구조”로 시장 표준이 재편될 가능성이 큽니다.
Q.
왜 ‘작은 디파이 프로토콜’이 AI 시대에 더 위험하다고 하나요?
AI로 공격 비용이 낮아지면, 예전엔 경제성이 낮아 공격하지 않던 소액 규모 컨트랙트도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소형 프로토콜은 감사(보안 점검) 예산과 운영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방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그 결과 취약한 서비스부터 시장에서 도태되거나 더 단순한 표준 템플릿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기사에서 말한 ‘검증 가능성(verifiability)’이 왜 AI 학습에 유리한가요?
온체인 데이터와 스마트컨트랙트는 실행 결과와 거래 기록이 공개적으로 남아 재현·검증이 비교적 쉽습니다. 즉 “무엇이 맞고 틀렸는지”를 비교적 명확히 판정할 수 있어, AI가 취약점 탐지 같은 과제를 빠르게 개선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TP AI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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