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DeFi) 대출 프로토콜 에이브(AAVE)에서 오라클 업데이트 오류가 발생하면서 하루 새 약 2700만달러(약 398억원) 규모의 강제청산이 쏟아졌다. 프로토콜의 ‘부실채권’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담보 자산 가격 산정이 흔들리면 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강제청산은 리스크 관리사 카오스랩스(Chaos Labs)가 운영하는 ‘상관자산 가격 오라클’ CAPO(Correlated Asset Price Oracle)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CAPO는 서로 가격이 밀접하게 움직이는 자산 간 비율에 ‘상한(cap)’을 설정해 단기간 가격 왜곡을 통한 담보 탈취를 막는 방어 장치로 활용돼 왔다.
문제는 wstETH와 stETH처럼 사실상 같은 기초자산(이더리움 스테이킹)을 공유하는 ‘상관자산’의 비율 상한이 실제 시장 괴리보다 낮게 설정되며, 오라클이 담보 가치를 비정상적으로 낮게 반영했다는 점이다. 카오스랩스는 에이브 거버넌스 포럼을 통해 타임스탬프 불일치(timestamp mismatch)로 가격 비율 상한이 잘못 계산됐고, 그 결과 wstETH 가격이 시장 대비 약 2.85% 낮게 잡혔다고 설명했다. 담보비율이 청산 임계치 근처에 있던 포지션들이 이 가격을 기준으로 평가되며, 짧은 시간 안에 청산이 연달아 실행됐다는 것이다.
청산 규모는 인스턴스별로 갈렸다. 카오스랩스 대시보드(wstETH 기준) 집계에 따르면 ‘이더리움 코어(Ethereum Core)’에서 약 2120만달러, ‘프라임(Prime)’에서 약 570만달러의 강제청산이 발생했다. 국제 매체들도 청산 금액을 2600만~2700만달러 수준으로 일제히 보도하며, 기술적 설정 오류가 자동 청산 메커니즘과 결합할 때 충격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
다만 이번 사건은 차입금이 회수되지 않는 ‘부실채권(bad debt)’으로 번지진 않았다. 대신 청산 집행자(liquidator)들이 약 500이더리움(ETH), 달러 기준 약 87만5000달러 규모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카오스랩스 측은 이 가운데 약 30%인 154ETH를 회수해 사용자 보상 재원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에이브 재무금고(treasury)에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오스랩스 창업자 오머 골드버그(Omer Goldberg)도 “영향을 받은 사용자는 전액 보상받을 것”이라고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CAPO가 1년여 동안 3000개 이상의 파라미터에 대해 1200건 이상의 페이로드를 스트리밍하며 문제 없이 작동해 왔다고 강조했다.
오라클 오류는 디파이 대출 시장에서 반복되는 고질적 리스크다. 지난달 문웰(Moonwell)은 ETH와 cbETH 비율 적용 오류로 담보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산정되며 약 180만달러의 부실채권이 발생했고, 차입자 청산이 대거 일어난 바 있다.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킹 자산(wstETH, stETH) 활용이 확대될수록, 가격 연동을 전제로 하는 오라클 로직과 파라미터 검증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는 “온체인 반영 전 트랜잭션 시뮬레이션으로 변경 사항을 검증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기본적인 ‘상식 점검(sanity check)’만으로도 더 큰 손실이나 부실채권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오라클 오류가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배경엔 에이브 DAO 내부의 거버넌스 갈등이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에이브 DAO와 에이브 랩스(Aave Labs) 사이에서는 ‘누가 프로토콜의 실질적 방향을 결정하느냐’를 둘러싼 긴장이 이어져 왔다. 일부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스타니 쿨레초프(Stani Kulechov)가 이끄는 에이브 랩스가 의사결정을 사실상 주도하며 v4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실제 이견은 인력 이탈로도 이어졌다. 핵심 개발사 BGD 랩스가 v3 고도화보다 랩스 주도의 v4 추진에 무게가 실린다며 기여 중단을 선언했고, 마크 젤러(Marc Zeller)가 이끄는 ACI 역시 주요 투표가 근소한 차이로 랩스 측에 유리하게 결론 나자 “한계점(breaking point)”을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다. 해외 매체들 역시 이번 청산 사태를 단순 기술 사고로만 보지 않고, 권한 구조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리스크 관리 체계의 신뢰가 함께 도전받고 있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에이브(AAVE)는 누적 대출 1조 달러를 최초로 달성한 대표 디파이 플랫폼으로 꼽히지만, 대출 프로토콜에서 오라클은 담보 가치와 청산의 기준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다. 기술적 실수로 가격이 왜곡될 경우 이번처럼 부실채권이 없더라도 사용자 경험 훼손과 신뢰 저하가 불가피하다. 시장은 에이브(AAVE)가 CAPO를 포함한 오라클 업데이트의 검증 절차를 얼마나 촘촘히 보완할지, 그리고 DAO와 에이브 랩스 간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정리해 ‘거버넌스 리스크’를 낮출지에 시선을 두고 있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 에이브에서 오라클 업데이트 오류로 wstETH 담보 가격이 약 2.85% 낮게 반영되며, 정상 범위보다 빠르게 청산 트리거가 작동함
- 하루 약 2700만달러 규모의 강제청산이 발생했지만, 부실채권(배드데트)은 발생하지 않아 프로토콜 재무건전성은 유지됨
- 디파이 대출 시장에서 ‘오라클 설정/업데이트’가 유동성 이벤트(청산)로 직결될 수 있다는 구조적 리스크가 재확인됨
💡 전략 포인트
- 담보자(차입자): 청산 임계치 근처 포지션은 오라클 변동/오류까지 감안해 담보 여유(Health Factor)를 더 두텁게 유지하고, 알림·자동상환/자동추가담보 도구를 병행
- 유동성 공급자/예치자: 단기 청산 급증 국면에서는 이용률·금리 급변 가능성이 있어, 예치 풀의 금리/리스크(담보군 집중도, 변동성)를 함께 점검
- 프로토콜 관점: 오라클 업데이트/소스 변경 시 롤백·모니터링·이상치 탐지(가격 괴리 임계값, 다중 오라클 교차검증) 같은 운영 안전장치의 중요성 부각
📘 용어정리
- 오라클(Oracle): 온체인 프로토콜이 외부 가격/데이터를 참조하도록 제공하는 데이터 피드
- wstETH: stETH(이더리움 스테이킹 대표 토큰)를 래핑한 토큰으로, 보상 누적 구조로 인해 가격·환산이 복합적일 수 있음
- 강제청산(Liquidation): 담보 가치 하락 등으로 담보비율이 기준 이하가 되면 포지션을 강제로 정리해 부채를 상환하는 메커니즘
- 부실채권(Bad Debt): 청산으로도 부채를 다 갚지 못해 프로토콜에 손실로 남는 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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