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멀티클라우드 확산…‘개방형 아키텍처’가 벤더 종속 해법 되나

| 박서진 기자

하이브리드·멀티클라우드 전략이 확산하면서 ‘개방형 아키텍처’가 운영 복원력과 기술 주권, 선택권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이 복잡한 IT 환경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특정 업체에 묶이는 ‘폐쇄형 스택’보다 상호운용성을 갖춘 오픈소스 기반 구조가 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수세(SUSE S.A.)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총괄 피터 스메일스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수세콘 2026’에서 이런 흐름을 강조했다. 그는 실리콘앵글의 더큐브 인터뷰에서 “지금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복원력인데, 많은 기술 공급업체가 오히려 더 독점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 점이 수세에 유리한 위치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수세는 이 해법으로 ‘수세 랜처 프라임’을 앞세우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여러 클라우드, 엣지 환경을 하나의 통합 제어 체계로 연결해 운영 단절을 줄이는 방식이다. 기존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는 이른바 ‘리플레이스’ 없이도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스메일스는 오픈소스의 핵심 가치인 ‘상호운용성’에 대규모 일관 운영 개념이 결합하면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데이터센터든, 멀티클라우드든, 여러 엣지 환경이든 어디서든 단순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복잡성과 인력 부족 문제를 줄이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최근 시장 환경도 이런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이후 가상화 시장의 비용 구조와 전략이 달라지면서, 기업들은 기존 인프라를 대체할 새로운 선택지를 찾고 있다. 수세는 ‘수세 버추얼라이제이션’을 통해 전통적인 가상머신과 컨테이너 기반 워크로드를 하나의 제어 환경에서 함께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자체 속도에 맞춰 인프라 현대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핵심은 ‘표준’이다. 스메일스는 상호운용성이 표준에서 시작되고, 공통 제어 체계는 그 상호운용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며,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 역시 공통 제어 체계 위에서 가능하다고 짚었다. 결국 개방형 아키텍처는 단순한 기술 철학이 아니라, 멀티클라우드 시대에 운영 복원력과 고객 주권을 확보하는 실질적 도구라는 해석이다.

시장 전반으로 보면 이는 특정 벤더 의존도를 낮추고 인프라 유연성을 높이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하이브리드·멀티클라우드가 더 복잡해질수록, 기업들은 화려한 기능보다 ‘오래 버티는 구조’를 더 중시할 가능성이 크다. 수세가 내세운 개방형 아키텍처 전략도 바로 그 지점에서 경쟁력을 시험받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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