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클라우드 독점 관계를 푼 직후 아마존웹서비스와 손잡고 자사 인공지능 모델 공급을 시작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한층 더 다자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 행사 ‘AWS의 미래’에서 자사 인공지능 모델 제공 플랫폼인 아마존 베드록을 통해 오픈AI의 GPT 모델과 코딩 도구 코덱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이날부터 제한 공개 형태로 시작됐고, 몇 주 안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중심으로 접해야 했던 오픈AI 모델을 이제 AWS 환경에서도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번 발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시점 때문이다. 오픈AI는 불과 하루 전 마이크로소프트와 맺고 있던 계약을 손질해 클라우드 독점 조항을 해소했다. 그동안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지만, 동시에 특정 클라우드 생태계에 묶여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데니스 드레서 오픈AI 최고매출책임자도 최근 사내 메모에서 이런 제약을 인정하며, 주요 기업 고객 상당수가 아마존 베드록 환경에 있다는 점을 들어 AWS 협력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이번 제휴는 단순한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오픈AI가 특정 파트너 의존도를 낮추고 기업 시장 공략 범위를 넓히는 전략적 전환으로 읽힌다.
AWS로서도 얻는 것이 크다. 베드록은 그동안 아마존 자체 모델을 비롯해 앤트로픽, 메타, 엔비디아, 미스트랄 등의 인공지능 모델을 제공해 왔는데, 여기에 오픈AI의 대표 모델까지 더하면서 선택지를 대폭 넓히게 됐다. 기업 고객은 한 플랫폼 안에서 여러 모델을 비교·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이런 수요를 붙잡는 데 오픈AI 합류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맷 가먼 AWS 최고경영자는 행사에서 고객들이 오래전부터 AWS 안에서 오픈AI 모델을 쓰고 싶어 했다고 설명하며, 이제 더는 다른 클라우드로 이동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날 기업 맞춤형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오픈AI 기반 아마존 베드록 관리 에이전트’도 함께 공개했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재무와 인프라 측면에서도 두 회사의 협력은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은 지난 2월 오픈AI의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최대 500억달러 투자를 약정했고, 이는 아마존의 단일 기업 대상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앞으로 8년 동안 AWS에 1천억달러를 지출하기로 했으며, 아마존의 자체 인공지능 칩인 트레이니엄을 활용해 2기가와트 규모의 연산 능력을 빌리는 계약도 맺었다. 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오픈AI로서는 매출 확대와 인프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기반이 생긴 셈이고, AWS는 급성장하는 생성형 인공지능 수요를 자사 클라우드에 묶어둘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인공지능 산업에서 모델 개발사와 클라우드 사업자의 관계가 더 복수 동맹 형태로 바뀔 가능성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특정 기업끼리의 독점적 제휴가 경쟁력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더 많은 고객과 더 넓은 유통망을 확보하는 쪽이 유리해지고 있다. 특히 대형 기업 고객은 한 회사 기술에만 의존하기보다 여러 모델을 상황에 맞게 고르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오픈AI와 AWS의 이번 결합은 향후 기업용 인공지능 시장의 표준 경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