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디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가 올해 1분기에 인공지능 수요와 메모리 가격 상승을 발판으로 매출과 이익이 급증하면서 중국 반도체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중국 매체 과창판일보와 홍성신문 등에 따르면 기업공개를 앞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는 최근 투자설명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이 508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9.13% 늘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330억1천200만위안으로 1천268.45% 증가했고, 모회사 귀속 순이익은 247억6천200만위안으로 1천688.3% 뛰었다. 모회사 귀속 순이익은 연결 기준 이익 가운데 모회사 주주에게 최종적으로 돌아가는 몫을 뜻한다. 이번 실적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중신궈지(SMIC)를 포함한 과창판 상장사 전체를 웃도는 수준이며, A주 전체 기준으로도 모회사 귀속 순이익 13위에 해당한다.
이 회사의 성장세는 올해 들어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매출은 617억9천900만위안으로 전년보다 155% 늘었고, 모회사 귀속 순이익은 18억7천500만위안을 기록해 2024년 78억7천만위안 적자에서 연간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매출총이익률이 빠르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 세계 컴퓨팅 수요가 늘고 주요 생산시설의 공급 여력이 제한되면서 올해 1분기 디램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앞질렀고,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업황 회복 국면과 함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의 기술 향상, 생산 효율 개선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는 현재 베이징과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12인치 디램 웨이퍼 공장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생산능력과 출하량,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 1위, 세계 4위 디램 업체다. 그동안 글로벌 디램 시장은 삼성전자, 에스케이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업체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였지만,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판매액 기준 7.67%까지 올라왔다.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핵심 산업 전략으로 밀어붙이는 가운데, 이 회사의 약진은 단순한 기업 실적을 넘어 중국 메모리 산업의 존재감 확대를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2.53~677.31% 늘어난 1천100억~1천200억위안, 모회사 귀속 순이익은 2천244~2천544% 증가한 500억~570억위안으로 제시했다. 순이익 전망치는 660억~750억위안이다. 또 올해 기업공개를 통해 295억위안을 조달해 웨이퍼 생산라인 확대와 디램 기술 고도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는 궈성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이 회사가 연말께 고대역폭 메모리(HBM·인공지능 연산에 주로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 생산라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흐름은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 경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메모리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주요 정보기술 기업들이 안정적인 대체 공급처를 찾게 되면 중국 업체에 기회가 열릴 수 있어서다. 특히 기존 강자들의 생산 차질이나 공급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같은 후발 업체가 시장 틈새를 넓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디램 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기술 장벽도 높은 만큼, 이번 실적 급증이 일시적인 업황 효과에 그칠지, 아니면 중국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도약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증설 속도와 첨단 제품 경쟁력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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