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와 오픈AI가 기후변화로 잦아지는 가뭄과 홍수에 대응하기 위한 인공지능 협력에 나서면서, 물관리 기술의 고도화와 해외 확산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오픈AI와 글로벌 기후변화 및 재난 대응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수자원공사가 축적해온 인공지능 기반 물관리 경험에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과 데이터 활용 기술을 접목해 재난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취지다. 공공 물관리 기관이 보유한 현장 인프라와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의 기술이 결합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협력의 핵심은 물 분야에 특화한 인공지능 공동 연구다. 두 기관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발생 빈도와 강도가 커지는 가뭄·홍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측과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 개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아울러 물관리 분야 전반에서 인공지능 활용을 넓히고, 수자원공사 업무 환경에 맞는 생성형 인공지능 적용 방안도 함께 찾을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효율화 차원을 넘어 정수장 운영, 수량 예측, 시설 관리 같은 실제 현장 업무의 정밀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10월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과 크리스 리헤인 오픈AI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의 만남을 계기로 구체화됐다. 당시 양측은 오픈AI의 기술력과 수자원공사의 물관리 인프라가 결합하면 기후 위기와 글로벌 물 부족 문제 대응에 기여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오픈AI는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6차 세계경제포럼에서 수자원공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이날 협약 체결로 논의가 실제 사업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수자원공사는 이번 협력이 전 세계 기후테크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오픈AI와 맺은 협력이라고 설명했다.
배경에는 물 산업의 빠른 디지털 전환이 있다.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디지털트윈(현실의 시설과 환경을 가상공간에 정밀하게 구현하는 기술), 인공지능 정수장 등 물관리 체계의 인공지능 전환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CES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같은 국제 전시회에서 수상하며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시장 전망도 밝다. 2029년 글로벌 인공지능 물 산업 시장은 64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재난 대응 수요와 노후 인프라 관리 수요가 함께 커지는 만큼, 공공기관과 기술기업 간 협력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국내에서 축적한 물관리 기술이 해외 기후테크 시장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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