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텍스트, 아일랜드에 1억500만유로 투자…AI·사이버보안 인력 400명 늘린다

| 박서진 기자

캐나다에 본사를 둔 데이터 관리 기업 오픈텍스트($OTEX)가 아일랜드에 1억500만유로를 투입해 향후 3년간 400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시장을 겨냥해 ‘에이전틱 AI’, ‘소버린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역량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캐나다 기술기업의 대아일랜드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오픈텍스트는 12일 더블린에서 이번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금은 현재 환율 기준 약 1594억 원 수준이다. 회사는 코크와 골웨이 사업장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과 운영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일랜드 정부 산하 투자 유치 기관인 IDA 아일랜드가 이번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이번 투자는 오픈텍스트의 아일랜드 투자 규모를 사실상 두 배로 늘리는 결정이다. 회사는 아일랜드 현지 개발자와 연구진을 통해 EMEA 고객용 AI·클라우드 서비스를 설계하고 배치하며 보안 운영까지 담당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규제가 엄격한 공공 부문과 핵심 산업 고객을 겨냥해 데이터 통제, 사이버 복원력, 클라우드 선택권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클라우드 전략과 연구개발 방향

오픈텍스트는 이번 확장이 자사의 ‘클라우드 오브 초이스’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하이브리드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소버린 클라우드 가운데 규제와 보안 요건에 맞는 환경을 고를 수 있게 지원한다는 의미다. 유럽에서는 데이터 주권과 지역 내 저장 요구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어 관련 수요가 더 커지는 흐름이다.

연구개발은 세 가지 축으로 진행된다. 먼저 에이전틱 AI 분야에서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구조와 이를 통제하는 거버넌스를 고도화한다. 다중 에이전트 협업, 시스템 경계 관리, 주권 구역 간 지식 공유 방식 등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데이터 주권 영역에서는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고 어떤 규칙 아래 관리되는지를 기업이 검증 가능하게 통제할 수 있는 지속적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개발한다. AI 환경이 더 복잡하고 유동적으로 바뀌는 만큼, 단순 저장을 넘어 ‘어디서 어떻게 다뤄지는지’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사이버보안 부문에서는 규제 산업에 맞춘 탐지·대응 체계가 중심이다. 민감한 운영 데이터를 외부로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위협 정보를 공유하는 ‘연합형 인텔리전스’ 방식도 연구 대상에 포함됐다. 국가별 데이터 규제가 다른 유럽 시장 특성상, 보안 협업과 정보 보호를 동시에 충족하는 구조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일랜드와 유럽 시장에서의 의미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이번 투자가 아일랜드와 캐나다의 경제 협력 심화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일랜드가 향후 유럽연합(EU) 의장국 역할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이런 대형 투자가 유럽의 AI 경쟁력과 디지털 인프라 강화에 의미를 더한다고 밝혔다. 마이클 로한 IDA 아일랜드 최고경영자도 AI가 세계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이라며, 고급 기술 인력이 지역 거점 도시로 분산 배치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샤넌 벨 오픈텍스트 최고디지털책임자 겸 최고정보책임자는 유럽 기업들이 AI를 ‘안전하게’ 도입하고 ‘책임 있게’ 운영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로 EMEA 지역의 연구개발과 운영 역량을 끌어올려 현지 고객 지원의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오픈텍스트는 35년 넘게 기업의 데이터 관리와 보호 솔루션을 제공해 온 회사다. 이번 아일랜드 확장은 단순한 해외 고용 확대를 넘어, 신뢰 가능한 기업용 AI 인프라를 유럽 현지에서 직접 구축하려는 전략적 투자로 읽힌다. 유럽이 데이터 주권과 규제 준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만큼, AI와 소버린 클라우드를 결합한 지역 밀착형 투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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