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AI 업계 첫발…860억달러 IPO로 '커서' 인수

| 토큰포스트

스페이스X가 860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사업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AI 경쟁력 만회에 승부수를 던졌다. 로켓 발사와 위성 인터넷 분야에서 이미 확고한 입지를 다진 스페이스X가 이번에는 AI 코딩 도구 기업 인수와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를 통해 새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AI 코딩 에이전트 ‘커서’를 운영하는 애니스피어를 600억달러(약 91조3천억원) 규모의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커서는 개발자가 여러 AI 모델을 오가며 코드를 자동 완성하고 수정·검토할 수 있게 돕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다. 특정 회사의 모델에만 묶이지 않는 개방형 구조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 오픈AI의 ‘코덱스’와 경쟁하는 동시에 이들 모델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엔비디아,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딜로이트 같은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고, 매출의 절반 이상이 기업 고객에서 나온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스페이스X가 곧바로 기업용 AI 시장의 접점을 넓히게 됐다는 데 있다. 커서의 연환산 매출은 지난해 10억달러에서 이달 초 40억달러까지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가격은 지난해 11월 평가된 기업가치 293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지만, 스페이스X로서는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이고 검증된 기업 고객 기반을 한꺼번에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인수 직후 엑스(X)에 AI가 인간 최고수를 이기는 체스 엔진 ‘스톡피시’ 수준의 코딩 능력과 범용 컴퓨터 활용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번 거래를 단순한 재무 투자보다 전략 투자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공격적인 행보가 나온 배경에는 xAI의 약한 입지가 있다. AI 모델 ‘그록’을 운영하는 xAI는 연초 스페이스X에 인수될 당시 적자 상태였고, 고객 기반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머스크 역시 지난달 법정 증언에서 AI 모델 경쟁력을 앤트로픽, 오픈AI, 구글, 중국 오픈소스 진영 다음인 5위로 평가한 바 있다. 스페이스X가 투자설명서에서 전체 잠재시장 28조5천억달러 가운데 AI 분야가 26조5천억달러를 차지한다고 제시한 것도 이런 현실 인식과 맞닿아 있다. 우주 사업에서 앞서 있어도 AI에서 뒤처지면 향후 가장 큰 시장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커서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트루얼이 향후 xAI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스페이스X는 인수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센터 용량을 앤트로픽과 구글 같은 경쟁사에 임대하는 사업도 함께 키우고 있다. AI 산업 전반에서 연산 자원, 즉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 부족이 심한 만큼, 데이터센터 임대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이 부문에서 연간 260억달러(약 39조6천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xAI의 기업 영업 조직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다만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다. AI 사업은 지난해 32억달러 매출에 64억달러 손실을 냈고, 올해 1분기에도 8억1천800만달러 매출에 2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기업공개 자금 가운데 200억달러는 브리지론 상환에, 최소 550억달러는 텍사스 반도체 공장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실제로 AI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자금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스페이스X가 앞으로 우주 산업의 성공 공식을 AI 분야에도 옮겨올 수 있을지, 그리고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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