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오는 10월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이 회사의 기업가치가 2조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앤트로픽의 매출 증가 속도가 워낙 가파르다는 점이 이런 기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가 13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앤트로픽 투자자 6명은 이번 가을 상장에서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매출 성장세다.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은 연말까지 1천억∼1천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연초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 5월 연환산 매출 47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고, 당시 기업가치도 9천650억달러로 오픈에이아이를 처음 앞질렀다.
투자자들이 높은 몸값을 예상하는 근거는 주로 매출 대비 기업가치 배수에 있다. 한 투자자는 연 800% 성장이라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매출의 30배 수준은 인정받을 수 있다고 봤고, 이를 적용하면 3조달러 평가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앤트로픽은 미국 증시에 직접 비교할 만한 상장 동종기업이 뚜렷하지 않지만, 인공지능 수혜주로 분류되는 팔란티어와 네비우스는 올해 매출의 약 55배 수준에서 거래돼 왔다. 고성장 기술기업은 현재 수익보다 미래 시장 지배력을 더 크게 평가받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이런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상장 흥행을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 서류를 제출한 뒤 침묵 기간, 즉 기업이 상장 전 실적과 전망에 대해 공개 발언을 크게 제한받는 단계에 들어가 있다. 여기에 정책과 규제 변수도 적지 않다. 회사는 트럼프 행정부와 여러 차례 충돌해 왔고, 미국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리스크로 규정한 데 대해서는 소송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상무부의 수출통제 조치로 대표 모델인 페이블5와 미토스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일시 중단해야 했다.
시장 경쟁 환경도 부담이다. 앤트로픽의 대표 모델은 오픈에이아이의 주력 모델보다 이용 비용이 2.5배 넘게 비싼 것으로 전해지는데, 최근 중국계 오픈웨이트 모델(가중치를 공개해 활용 범위가 넓은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일부 기업 고객은 더 저렴한 대안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앤트로픽이 성능과 브랜드 위치, 시장 주목도 측면에서 여전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결국 오는 10월 상장에서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 기대가 규제와 비용 부담을 얼마나 압도하느냐에 따라, 초대형 기술기업 가치 산정의 새 기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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