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퓨전, 수은을 금으로 전환 주장…연 2톤은 시뮬레이션

| 김미래 기자

미국 핵융합 스타트업 마라톤퓨전(Marathon Fusion)이 수은을 안정적인 금으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논문에 제시된 연간 약 2톤은 열출력 1GW 핵융합로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로, 실험 생산량이 아니다.

마라톤퓨전은 10월 21일 X 게시물에서 지난달 수은을 금으로 바꾸는 실험을 했으며 생산 속도가 CERN의 2025년 기록보다 10배 높았다고 밝혔다. 실제 생산량과 ‘10배’를 계산한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연구진이 공개한 논문은 중수소·삼중수소 핵융합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수은-198에 쏴 수은-197을 만들고, 이후 붕괴 과정을 거쳐 안정적인 금-197을 얻는 방식을 제안한다. 연간 약 2톤은 열출력 1GW 규모의 핵융합로를 가정해 계산한 값이다.

생산량 계산에는 수은-198을 농축해 사용한다는 전제가 들어갔다. 연구진은 계산에 사용한 금 동위원소 혼합물이 방사성 물질 표시 기준 아래로 내려가는 데 약 13.7년이 걸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기간은 실험 시료를 실제로 측정한 결과가 아니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는 2025년 세계 광산 금 생산량을 3671.6톤으로 추정했다. 협회는 이 추정치가 수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의 가정대로 열출력 1GW 발전소 한 곳이 연 2톤을 생산한다면 지난해 광산 생산량의 약 0.05%다. 이는 시뮬레이션의 생산량과 광산 생산량을 비교한 계산으로, 발전소 운전이나 금 회수 실적을 뜻하지 않는다.

마라톤퓨전이 비교 대상으로 든 CERN의 ALICE 실험은 핵융합이 아니라 납 원자핵이 가까이 스칠 때 생기는 반응으로 금 원자핵을 확인했다. 따라서 두 실험은 금 원자핵을 만드는 반응 경로가 다르다.

CERN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대형강입자충돌기(LHC)의 네 실험에서 생성된 금의 총 질량이 29피코그램이라고 밝혔다. 생성된 금 원자핵은 곧 파편화됐다. 마라톤퓨전이 밝히지 않은 비교 기준 때문에 두 결과를 같은 생산량 지표로 대조하기 어렵다.

◇ 금과 비트코인, 공급을 묶는 규칙이 다르다

금 공급은 채굴과 재활용, 생산 기술의 영향을 받는다. 비트코인(BTC)의 신규 발행은 네트워크가 따르는 소프트웨어 규칙으로 정해지며, 비트코인 코어(Bitcoin Core)의 메인넷 설정에는 채굴 보상이 21만 블록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간격이 명시돼 있다. 이 발행 구조에서 통상 약 2100만개 한도가 나온다.

코드에 적힌 2100만 BTC 상수는 거래 금액 검증에 쓰이는 최대 금액 한도다. 이 상수 자체를 비트코인의 총발행량 규칙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비트코인의 현재 규칙을 바꾸려면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새 규칙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금 생산을 좌우하는 물리적·산업적 조건과는 다른 제약이다.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코인베이스(Coinbase, $COIN) CEO는 27일 X 게시물에서 금은 새로 만들 수 있지만 비트코인의 공급량을 늘릴 발명은 없으며 발행량은 2100만개라고 주장했다. 금의 물리적 공급과 비트코인의 현재 발행 규칙을 대비한 의견이다.

해당 게시물의 답글에는 핵융합 금의 비용과 생산 규모가 상용화에 걸림돌이라는 의견과, 비트코인 발행 규칙도 소프트웨어로 바꿀 수 있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이는 게시물 이용자들의 반응으로, 금이나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검증된 신호는 아니다.

본지는 앞서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6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을 다뤘다. 해당 보도가 가격 흐름의 상관관계를 다뤘다면, 이번 발표는 금을 만드는 방식에 관한 회사의 실험 주장과 시뮬레이션을 다룬다.

마라톤퓨전이 밝힌 실험 주장과 논문의 시뮬레이션만으로는 금 공급 규모나 비트코인 가치·가격의 변화를 판단할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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