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에이지 인터뷰⑥] 권도형 "난 엘리자베스 홈즈와 달라...테라는 완벽했다"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15일(현지시간) 코인에이지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암호화폐 업계에 '엘리자베스 홈즈'라고 불리는 것에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홈즈는 미국 메디컬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창업자 겸 CEO다. 극소량의 혈액으로 250여 종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의학 키트 '에디슨' 개발을 주장해 실리콘밸리의 유망 스타트업으로 부상했지만, 결국 거짓으로 드러나 최악의 사기극으로 꼽히고 있다.

권 대표는 엘리자베스 홈즈와의 비교를 거부했다. 엘리자베스 홈즈는 전혀 작동하지 않는 혈액 검사기를 만들어 그 효과를 과도하게 부풀렸고, 그 창립자가 스스로 거짓말했다고 시인했지만, 자신은 "테라 위에 구축한 상품에 대한 좋은 점을 부각시켜려고 했던 것"이고, "실제로 자랑스러워했던 사실을 말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진행자인 잭 구즈먼은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불렸지만, '스테이블(안정적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누군가는 '테라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자, 권 대표는 "처음부터 작동한 적이 없는 혈액 검사기와 달리, 테라 스테이블코인은 멈추기 전까지 내내 암호화폐의 오픈소스와 투명성을 통합하며 완벽하게 작동했었다"고 주장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아는 권도형 대표가 이전에 많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실패했다는 점, 디페깅 리스크를 몰랐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큰 성공을 맛보고 있었기 때문에 실패를 예상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테라폼랩스 대표는 "돌아보면 완전히 비이성적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창업자 입장에서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면서 "생태계가 10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여러 차례 성공을 거두고, 그 정도 규모가 됐을 때 실패할 거라는 생각은 안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단지 자신감이 있었고, 산업 안팎의 신뢰를 얻고 있었다. 그게 우릴 성공하게 했다. 진실은 테라가 (속인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화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기 아냐...최선 다했지만 실패한 것

인터뷰에서 가장 권도형 대표를 오랫 동안 침묵하게 한 질문 중 하나는 "사기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관한 것이었다.

권 대표는 "사적으로 치부하기 위해서라든지, 어떤 다른 이유에서든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사기"라고 답변했다.

이에 잭 구즈먼이 차이가 3월경 테라 지원을 종료했지만, 권 대표가 이후에도 차이 지원을 테라가 유망한 이유 중 하나로 언급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권 대표는 자신이 차이 운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3월 18일 지원을 중단했다는 사실을 최근까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인터뷰 진행자는 "(차이는) 최측근 회사이고 당신이 세우고 참여했다고 밝혔던 회사"라면서 "테라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기거나 테라를 약화시킬 수 있는 일이 감지됐다면 드러났어야 했다"면서 그러한 리스크를 묵과한 것이 범죄(사기)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권 대표는 "UST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 생각했다"면서 "테라폼랩스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 핵심 생태계 구축자들과 마찬가지로 가장한 최고의 탈중앙화 화폐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고, 내가 말한 것은 그러한 목표에 대한 열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사기가 아니였다는 것을 증명할 가장 간단한 변명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도덕적인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답변을 내놨다.

막대한 손실과 파악해야 할 엄청난 기술적 배경 지식을 요구하는 산업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사기 의혹이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너무나 많은 고통과 분노가 있어 모든 것을 처리하고, 균형 잡힌 결론에 도달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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