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수집품 조각투자' 트레져러, 브랜드 리셀 금지로 사업 먹구름...'예금자 보호' 장치도 없어

명품·수집품 조각투자 플랫폼 트레져러는 리셀러 개념을 차용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향후 사업이 험난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하기 힘든 상품을 사서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되파는 '리셀'(resell)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리셀을 금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리셀은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해 웃돈을 받고 되파는 행위다. 재판매 시 판매자가 가격을 정해 수십 배에 달하는 가격에 팔아 막대한 시세차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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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르메스코리아는 리셀러에 대한 판매를 억죄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 리셀러 상품의 매점매석(買占賣惜)을 막고자 거래약관까지 바꿨다.

에르메스는 거래 약관에 '재판매 관여 금지' 조항을 포함했는데 '영리 목적으로 재판매하는 행위에 관여하지 않을 것을 보증한다'는 내용이다. 이 조항에 사인하지 않는 구매 희망자에게는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이 외에도 샤넬은 지난해에도 가격인상에도 리셀러들로 인한 '오픈런' 행렬이 끊이질 않자, 일부 인기 제품군 구매 수량을 제한하기도 했다. 구매 후 사용 목적이 아닌 중고거래 플랫폼에 웃돈을 붙여 되파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도 리셀러 시계 구입을 방지하기 위해 '웨이팅 10부제' 또는 전화 예약제를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들이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원가보다 수십 배 넘는 가격에 제품을 재판매하는 전문 업자들이 생겨나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실제로 상품을 구매하려는 일반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전문 리셀러가 리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오로지 재판매만을 목적으로 하는 리셀러로 인해 가수요와 웃돈만 붙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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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명품브랜드 행보에 대해 트레져러에 입장을 들을려고 했지만 매체명과 연락처를 남겨주면 입장을 정리해서 알려 준다고 했을뿐 회신을 받지 못했다.

한국패션산업협회 또한 메일을 보내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답은 없었다.

명품 리셀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트래져러도 명품브랜드와 트래저러와의 입장을 조율해야할 한국패션산업협회도 대비책도 없고 관심도 없는것으로 해석된다.

사진 = 마이너스 수익율을 보이고 있는 트레져러 투자 상품 / 트래져러 어플 갈무리

◇ 대부분 상품들 수익률 마이너스...뚜렷한 '성공사례' 없어

트레져러는 지난해 10월 7개 상품을 매각해 평균 수익률은 8.48%를 기록했고, 이들의 매각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6개월로 활발한 매각과 안정적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고 당시 밝혔다.

하지만 본지가 확인해 보니 어플 사용은 굉장히 직관적이고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상품들은 수익률이 마이너스 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뚜렷한 성공사례도 없었다.

사진 = 트레져러 공지사항 / 트래져러 어플 갈무리

트레져러 어플 공지사항을 확인해 보니 지난해 6월 19.14%, 7월 11.42%의 수익률을 냈다는 공지만 했을뿐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지는 않았다.

대부분 소액으로 투자하고 있고 명품의 특성상 '수요'가 낮아지면 가격이 하락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꺼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오르는 상황 속에서는 명품에 투자를 하기 보다는 예금과 적금 같은 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경제 위기나 불황이 오면,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게 되고, 명품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나 제품 품질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면 명품가치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는 딱히 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진 = 지난달 24일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토큰증권 협의체 출범식 / NH투자증권

◇ NH투자증권과 협업...안전장치 없어 '예금자 보호' 불가피

트레져러는 지난해 11월 NH투자증권에서 전략적 프리A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트레져러는 "NH투자증권과 협업을 통해 고객 예치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전통적인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고객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수집품 투자 니즈가 많은 홍콩, 미국, 영국 등으로도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통예금, 정기적금, 금전신탁 등은 예금자보호법을 통해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 대상이지만 금융투자상품, 보험계약 등은 보호하지 않는다.

투자 상품으로 원금 손실의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지만 제대로 된 안전장치도 없이 증권사를 통해 예치금을 관리 한다는 것은 의문이다.

또한 NH투자증권은 지난달 트레져러를 포함한 조각투자 8개사와 토큰증권 협의체를 열고 본격적인 토큰증권 활용 확대를 위한 포괄적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고 밝혔다.

익명의 관계자는 "증권사와 협의체를 구성한 업체는 대부분 증권사가 지분투자한 곳으로, 투자한 김에 같이 뭔가 해보려는 느낌이다.”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비즈니스를 같이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대부분 조각투자 업체들이 증권사를 통해 예치금을 관리 하는게 아닌 제대로된 투자자 보호방안을 마련하지 않고는 제대로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편, 금융당국이 토큰증권(STO) 발행·유통의 제도 기반 마련을 위해 올해 상반기 내에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 말부터는 다양한 형태의 조각투자증권을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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