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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는 가장 완벽한 저장수단"
분자파수꾼

2021.06.14 13:01:28

[머니콕-34]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뜨겁게 달아올랐던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최근 급속도로 식고 있다. 주요국 정부들이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일부 국가(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승인하기도 해 가상화폐의 미래를 그 누구도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일경제는 30년 넘게 실전 투자가로 살아가고 있는 '영원한 펀드매니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을 만나 가상화폐와 부동산 자산에 대한 관점을 물었다. 강 회장은 "카피(복제)할 수 있던 취약점을 블록체인으로 보완한 순간 가상화폐는 저항할 수 없는 자산이 됐다"면서 "가상화폐는 인간이 바라는 가장 완벽한 저장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수많은 가상화폐 가운데 80~90%는 사라질 것"이라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로 선별해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강 회장은 부동산 자산에 대해서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1등 투자 원칙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1등 땅의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부동산에서도 1등이 통한다"면서 "주식은 1등과 2등의 주가수익비율(PER) 차이가 보통 2~3배 있지만, 부동산은 1등과 2등의 가격이 5~10배 차이가 나더라도 1등과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열 배 비싸더라도 일등 땅을 사라"

 



Q. 주식으로 번 돈 vs 부동산으로 번 돈

A. 주식이 훨씬 낫습니다. 부동산은 사옥을 얻기 위한 것이었죠. 저는 왜 (사람들이) 부동산을 투자할까 생각합니다. 이익이 나면 절반을 국가가 가져가고, 가지고 있어도 세금을 내야 하고 팔고 싶어도 언제든 못 팔죠. 그런데 주식은 언제라도 팔 수 있고 배당금이 나오고 벌어도 세금이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주식이 우월적입니다.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간 것은 좋은 투자를 안 했기 때문입니다. 본질적으로 주식과 부동산은 어떤 점에서도 게임이 안 됩니다. 다만 잘못된 투자 때문에 주식은 필패였고, 부동산은 필패를 먹고사는 필승 자산이었습니다. 무조건 팔지 않았으니까요. 거꾸로 주식도 팔지 않았으면 그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작년에 동학개미들이 주식을 했습니다. 지난해 좋은 결과는 용기의 대가라고 봅니다. 작년이 용기의 대가였다면 지금부터는 철저하게 좋은 기업, 좋은 펀드를 찾아야 합니다. 전 국민이 돈을 빼서 주식을 하는 것도 저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부동산도 좀 해봐야죠. 저는 부동산도 일등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무를 키워보는 것도 좋습니다. 사실 나무가 수익성이 제일 좋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하기 어려운 게 나무입니다.

제가 늘 마음속에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승자의 시스템입니다. 승자의 시스템을 만드는 뒷 단에는 위대한 기업이 있습니다. 위대한 기업은 늘 존재하지만 바뀐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위대한 기업의 주주가 될 권리와 의무는 우리에게 있습니다. 주주가 돼서 오래 함께 하십시오. 이걸 몰라서 죽을 때 돼서야 한 번도 주주가 돼보지 못한 슬픔의 주인공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늘 행복한 이유가 '주식 같은 이런 멋진 상품이 또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삽니다. 돈 10만원, 100만원으로 좋은 기업을 담을 수 있는 펀드도 훌륭한 도구입니다. 부동산보다는 주식을 해서 위대한 기업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Q. 부동산에도 일등 투자원칙 통한다?

A. 주식도 1등과 2등 주가수익비율(PER)이 차이가 있죠. 1등 기업이 PER 30배를 받고 2등 기업이 10배라면 좀 애매합니다. 저조차도 2등 기업을 사고 싶을 것입니다. 3분의 1 정도 디스카운트 돼 있으니까요. 그런데 부동산은 1등 부동산과 2등 부동산의 PER 차이는 50배가 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PER는 1등과 2등이 늘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의 1등과 2등은 바뀔 가능성이 굉장히 낮습니다. 저희 사옥이 판교역의 큰 대로변에 있습니다. 1등 위치에 있고 그 뒤에 2등 땅이 있습니다. 1등 땅이 평당 1억원이고 2등 땅이 평당 1000만원이라고 가정해봅시다. 같은 면적 기준으로 1등 땅이 100억원이면 2등 땅은 10억원입니다. 건물을 지을 때 원가는 똑같습니다. 공사비를 200억원 들여서 지었다고 하면 1등 땅의 총 원가는 300억원, 2등 땅의 총 원가는 210억원입니다.

처음 땅만 있었을 때는 10배 차이였지만 총 원가는 두 배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PER를 부여할 때 1등 땅일수록 더 높게, 용적률이 높은 땅일수록 더 많은 PER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1등 땅은 영원한 '갑'입니다. 하지만 2등 땅은 영원히 '을'입니다.

1등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주식은 1등과 2등의 PER 차이는 보통 2~3배 있겠지만, 부동산은 1등과 2등이 5~10배가 나더라도 1등과 함께하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1등 땅의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부동산도 1등이 통한다고 봅니다.
 

"가상화폐는 가장 완벽한 저장수단"

 



Q. 가상화폐의 미래 전망

A. 사실 가상화폐를 두고 커런시(화폐)냐, 코모디티(상품)냐 논쟁이 있습니다. 저는 화폐마다 커런시가 될 것이 있고, 코모디티가 될 것이 있고, 또 커런시와 코모디티로 있다가 영원히 사라질 것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왜 갑자기 가상화폐가 난리를 치는지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 해봤습니다. 수천만 년 전의 인간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어떤 자산에 자기 돈을 묻고 싶었을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해봅시다.

첫째, 썩지 않는 자산이었으면 좋겠죠. 보존성의 문제입니다. 영원히 썩지 않는 것, 그에 대해서 인간은 금이라고 답을 해왔습니다. 둘째, 저장이 가능한 것. 썩지 않으면서 저장이 가능한 것에 대해 답을 하는 과정에서 화폐가 생긴 것입니다. 셋째, 썩지 않고 저장은 가능한데 남에게 줄 수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나무를 키우는데 나무가 너무 크면 차에 실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나무가 크고 예뻐도 못 움직이니까 가치가 없습니다. 이동성의 문제입니다.

'썩지 않고 저장 가능하고 이동할 수 있는 자산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 속에 가상화폐는 어떨까요. 가상화폐는 썩지 않습니다. 저장하기 너무 쉽습니다. 남에게 주기도 쉽습니다. 옛날에도 가상화폐가 있었는데 왜 최근 들어 부상했을까요.

가상화폐의 최대 단점이 바로 카피(복제)였습니다. 디지털이란 자산은 카피가 가능했습니다. 카피가 가능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자산을 무시했죠. 그런데 블록체인이 등장하면서 카피가 불가능해졌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기반이 가상화폐에 혼을 주는 것으로 바뀐 것입니다.

희소성도 있어야 합니다. 공기도 썩지 않고 이동할 수 있지만 너무 많습니다. 썩지 않고 쉽게 보관하고 쉽게 줄 수 있고 희소하고 카피되지 않는다면 나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거기에 동의하기 시작한 것이 최근 가상화폐의 본질이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비트코인이 뭐가 문제인가요. 완벽히 이런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희소하다 보니까 화폐로 기능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디지털 세상에서의 금이라고 얘기하는 것이죠. 디지털 세상을 보면 이더리움이라는 네트워크에서 '디파이'라는 은행도 생기고 탈중앙화된 거래소도 생깁니다. 이 친구들은 사실상 (가상화폐를) 달러로 보는 것입니다.

저는 가상화폐 부상의 본질은 카피할 수 있던 취약점을 블록체인으로 보완한 순간, 이것은 저항할 수 없는 자산이 됐다고 봅니다. 100년 후에 손자에게 금을 줄 수 있겠습니까, 도난 때문에 힘들 것입니다. 가상화폐는 가능합니다. 현상적으로 인간이 바라는 가장 완벽한 저장 수단이 생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가상화폐를 해석해야 합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화폐로 선별 접근"

 



Q. 가상화폐,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A. 가상화폐가 갑작스럽게 떠오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복제가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소멸도 안 됩니다. 소멸성과 복제성이 문제였는데 두 가지가 해소됐다면, 다음에는 희소성을 어떻게 컨트롤할 것이냐는 관점에서 좋은 가상화폐가 있고 나쁜 가상화폐가 있을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보면 수많은 가상화폐 가운데 80~90%는 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가상화폐는 누구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만들 수 있는 것에 시가가 부여된다면 가상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늘어날 것이니까 무엇인가는 죽어야 합니다.

 



제가 그림 투자를 안 합니다. 그림 투자를 안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림의 공급량은 무엇이고 수요자는 누구일까요. 그림의 공급량은 누적적입니다. 100년 전, 1000년 전 그림도 안 사라지고 쌓여 있습니다. 그림의 공급량은 누적적인 데 반면 수요자인 사람은 죽습니다. 그림 시장은 당대 최고의 작가 이외에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최고의 그림을 수집하는 사람에게는 밸류를 줘도 됩니다. 다만 그 이외의 그림에는 시장 가격을 주지 않음으로써 수요와 공급의 항등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제가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도 통용이 됩니다. 수많은 가상화폐가 등장할 것입니다. 가상화폐의 80~90%는 사라지고 또 다른 화폐가 등장할 텐데, 그때 잠을 못 잘 자산에는 투자하지 마십시오. 가상화폐의 본질적 메시지에는 동의하지만 잡코인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자체 생태계를 갖출 수 있는 주요 화폐로 선별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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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1000

2021.06.14 21:16:4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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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모아태산

2021.06.14 13:02:4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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