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릭스, 오픈소스 AI 영상 모델 'LTXV-13B' 공개…구글·오픈AI에 도전장

오픈AI와 구글 등 대형 기술 기업들의 독주에 대항하기 위해, 이스라엘 스타트업 라이트릭스(Lightricks)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오픈소스 AI 영상 생성 모델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새롭게 출시된 LTXV-13B는 전작 대비 비약적인 성능 향상을 바탕으로, 일반 소비자 수준의 하드웨어에서도 고화질 영상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LTXV-13B는 지난해 11월 공개된 20억 매개변수 규모의 초기 모델 LTXV를 기반으로, 특징 표현력과 영상의 일관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특히 LTX Studio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이번 모델은 텍스트 기반 프롬프트만으로도 세밀하게 컨트롤되는 고해상도 영상을 생성할 수 있어, 전문 영상 제작에 준하는 품질을 일반 사용자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다단계 렌더링(multiscale rendering) 기술이다. 이는 스케치에서 채색까지 점진적으로 세부 요소를 확장해가는 방식으로, 영상 속 객체와 배경을 레이어별로 정교하게 개선할 수 있다. 이로 인해 LTXV-13B는 기존 모델 대비 최대 30배 빠른 속도로 고해상도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카메라 이동, 키프레임 편집, 캐릭터 동작 제어 등 기존 기능도 더욱 정교하게 개선됐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여전히 오픈소스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이트릭스는 LTXV-13B 모델을 허깅페이스(Hugging Face)와 깃허브(GitHub)를 통해 공개했으며, 연 매출 1,000만 달러(약 144억 원) 이하 기업은 자유롭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 위한 이같은 전략은, AI 영상 제작 기술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생태계 확장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LTXV-13B는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게티이미지(Getty Images)와 셔터스톡(Shutterstock) 등 정식 라이선스를 보유한 고품질 시각 데이터로 학습을 시켰다. 이를 통해 저작권 침해 위험 없이 상업적 용도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폐쇄형 모델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라이트릭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지브 파브만(Zeev Farbman)은 “이번 업그레이드는 AI 영상 생성 시장에 있어 전환점”이라며, “속도, 창의성, 사용 편의성을 모두 갖춘 LTXV-13B는 대중에게 더욱 강력한 영상 제작 도구가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LTXV-13B는 현재 라이트릭스의 프리미엄 플랫폼 LTX Studio에서 이용 가능하다. 사용자는 텍스트 프롬프트로 초안을 생성한 뒤, 카메라 앵글, 캐릭터 외형, 배경 개체 수정, 환경 변화 등 고급 편집 기능을 통해 원하는 형태로 영상을 세밀하게 다듬을 수 있다. AI 기반 창작 툴의 진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이번 모델은, 창작자 중심의 도구들이 클라우드와 결합해 콘텐츠 산업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