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美 국방부와 2억 달러 계약… AI로 국가안보 혁신 나선다

오픈AI(OpenAI)가 미국 국방부(DoD)와 최대 2억 달러(약 2,880억 원)에 달하는 파일럿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업의 목적은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술인 ‘프런티어 AI(frontier AI)’ 역량을 군사와 행정 전반에 걸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는 데 있다. 오픈AI는 이 계약이 자사의 신규 프로그램인 ‘정부를 위한 오픈AI(OpenAI for Government)’의 일환이라며, 미국 연방정부 전반에 AI 역량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는 공식 계약 공지를 통해 프런티어 AI 기술을 군사작전과 기업형 업무에 걸쳐 국가 안보 강화를 위한 프로토타입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의 초도 지급액은 200만 달러(약 29억 원) 수준이며, 전체 규모는 최대 2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 계약 조건은 애플리케이션의 무기화나 자율 전투체계를 구축하는 것과는 거리를 둔다고 명시됐지만, 네트워크 방어 능력 강화 등 국방 시스템 전반에 AI를 접목하려는 노력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투보다는 행정 효율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오픈AI 측은 블로그를 통해 해당 기술이 국방부의 사이버 방어체계를 보완하거나, 군 복무자들이 의료지원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자사 기술이 오용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 무기나 전투 시스템에 적용하지 않는다는 사용 정책 준수를 강조했다.

오픈AI는 이번 계약 외에도 미 정부와의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샘 알트먼(Sam Altman)은 폴 나카소네 전 국가안보국(NSA) 국장과의 공개 대담에서 “국가 안보 분야에 적극 기여하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최근 오픈AI 제품 총괄 케빈 와일(Keven Weil)과 전 최고수익책임자 밥 맥그루(Bob McGrew)가 미 육군 예비군에 중령 계급으로 공식 선임되기도 했다. 이들은 팔란티어, 메타 CTO들과 함께 신설된 ‘디태치먼트 201: 집행 혁신단(Executive Innovation Corps)’에 소속돼, 군의 AI 활용 전략 자문 역할을 맡는다.

정부와의 관계 확대는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와 같은 민간 인프라 투자에서도 확인된다. 오픈AI는 최근 미국 내에 최대 5,000억 달러(약 720조 원)를 투입해 초대형 AI 컴퓨팅 센터 구축을 목표로 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는 미국 내에서 AI 연산 자립도를 제고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몇 달간 미국 정부는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 앤듀릴(Anduril Industries), 앤트로픽(Anthropic) 등 주요 AI 스타트업과 연이어 계약을 체결하면서 AI 기술을 국방과 정보부문에 빠르게 투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안보 기술 역량 확보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현실 속에서, 오픈AI와 국방부 간 협업은 기술과 안보가 맞닿은 또 하나의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