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오·그램머리, AI 플랫폼 확장 위해 1조 원대 M&A 단행

올해 유니콘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급증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인공지능(AI) 활용 사례로 캐나다 법률 소프트웨어 기업 클리오(Clio)와 미국의 문서 교정 플랫폼 그램머리(Grammarly)가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자사의 AI 기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인수에 나선 것이 특징이다.

먼저 클리오는 7월 1일(현지시간) 스페인의 법률 정보 플랫폼 브이렉스(vLex)를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현금과 주식으로 구성된 거래이며, 브이렉스의 모기업은 사모펀드 오클리 캐피털이다. 클리오는 이번 거래로 법률 문서 작성부터 고객 관리, 회계 기능까지 가능한 AI 중심의 통합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잭 뉴턴 클리오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이번 인수는 클리오가 법률 비즈니스와 실제 실무를 모두 연결하는 유일한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위한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브이렉스가 보유한 AI 기반 법률 검색 엔진 ‘빈센트’를 흡수함으로써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클리오는 2024년 시리즈 F 투자에서 네앤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 주도로 9억 달러(약 1조 2,960억 원)를 유치한 바 있으며, 당시 기업 가치는 30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AI 기반 법률 서비스를 강화한 신생 스타트업 하비(Harvey)의 급성장과 같은 치열한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M&A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이어 그램머리는 이메일 생산성 앱 슈퍼휴먼(Superhuman) 인수에 나섰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그램머리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자사의 AI 플랫폼을 이메일 환경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코다(Coda)라는 AI 협업 툴 개발사를 인수해 작업 공간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혔다.

시시르 메흐로트라 Grammarly CEO는 성명을 통해 “전문가들이 하루 대부분을 이메일에 소비하는 지금, 수많은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조율할 수 있는 최적의 채널이 바로 메일함”이라면서 "그램머리는 사용자가 일하는 모든 공간에 AI를 직접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램머리는 5월 말 기존 투자자인 제너럴 캐털리스트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조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자사는 인수 확대와 글로벌 세일즈 강화를 주요 자금 활용처로 명시했다.

이처럼 유니콘 기업들의 인수 열풍은 2025년 내내 이어지고 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유니콘으로 분류된 민간 기업들이 발표한 M&A는 총 181건이다. 이 중에서도 xAI가 트위터(현 X)를 330억 달러(약 47조 5,000억 원)에, 오픈AI가 스타트업 아이오(Io)를 65억 달러(약 9조 3,600억 원)에, 윈드서프(Windsurf)를 30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에 각각 인수한 것이 상반기 최대 규모 거래로 꼽힌다.

AI 기술을 보유한 신생 기업들이 대형 기술기업으로부터 높은 인수 제안을 받는 한편, 기존 유니콘들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M&A에 적극 나서며 벤처 시장에서는 정교한 'AI 중심 플랫폼 전략'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