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 영상도 AI 조작?… 현실과 가상의 경계 흔든 사건

미국 배우 윌 스미스가 유튜브에 공개한 공연 영상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AI 영상의 경계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AI와 현실 영상 간 구분이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유명 인사를 둘러싼 콘텐츠 신뢰성 문제가 새삼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8월 27일(현지시간), 스미스가 최근 영국 투어 중 촬영한 짧은 공연 영상을 유튜브 쇼츠에 올렸고, 이 영상이 일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은 팬들의 환호 속에서 열창하는 스미스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일부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관객의 얼굴이나 손 움직임이 매우 인위적으로 보인다”며 AI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영상 조작 여부를 감별하는 전문 기업 겟리얼 랩스의 최고 조사책임자인 에마뉘엘 살리바는 “몇몇 장면은 실제 공연 화면이 맞지만, 인위적 조정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얼굴 윤곽이 녹아내리는 듯한 이상 현상은 생성형 AI 영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영상 일부가 AI로 생성됐거나 편집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윌 스미스와 AI 기술의 관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23년, AI가 자신의 얼굴을 재현해 스파게티를 먹는 장면을 만든 영상으로 처음 온라인에서 AI 영상의 예제로 주목받았다. 당시 영상은 조악했지만, 이후 기술이 발전하면서 보다 현실적인 버전의 ‘스파게티 스미스 영상’이 등장했고, 이는 AI 영상 진화의 상징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스미스 본인도 이 현상을 꾸준히 관찰하며, 패러디 영상을 통해 “이건 점점 도를 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유명 인사의 콘텐츠가 AI 기술 실험의 도구로 활용될 때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딥페이크 기술에 정통한 헨리 아이더는 “스미스가 의도적으로 AI를 적용한 것이라면 놀라운 결정”이라며, 향후 콘텐츠 제작 방식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논란은 AI 기술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본격적으로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동시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콘텐츠의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도 함께 부각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유명 인사나 기업들이 AI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신뢰성과 투명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