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비벤(Viven)이 결근 중인 직원들을 대신해 협업을 이어갈 수 있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로 3,500만 달러(약 504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코슬라 벤처스를 중심으로 파운데이션 캐피털, FPV 벤처스, 오퍼레이터 컬렉티브 등이 참여했다.

비벤은 직원 각각의 업무 스타일과 지식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대형 언어 모델(LLM)을 활용, 실제 직원처럼 의사결정과 정보 공유를 수행하는 AI 트윈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회사 직원들은 휴가나 병가 혹은 긴급한 사유로 자리를 비운 동료 없이도 업무를 지속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 관련 문의를 트윈에게 직접 질문해 실시간으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비벤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아쉬토슈 가르그(Ashutosh Garg)는 “팀원의 부재로 인한 프로젝트 지연은 기업 현장에서 빈번한 장애물”이라며 “디지털 트윈은 이 현상을 해소해 협업 효율을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트윈은 사용자의 이메일, 회의 노트, 사내 채팅 기록 등 실제 업무 데이터를 토대로 학습하기 때문에, 각 직원의 일 처리 방식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단지 결근자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퇴사 이후에도 기업의 ‘지식 자산’을 이어가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나아가 비벤은 팀 단위의 집단 트윈도 지원해, CEO가 전체 회계팀이나 제품팀의 업무 현황을 AI를 통해 일괄 조회할 수 있도록 한다. 이로써 정보 접근 속도와 의사결정의 민첩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개인정보 보호 이슈와 관련해 비벤은 ‘쌍방향 문맥 및 프라이버시(pairwise context and privacy)’ 기술을 도입했다. 이 기능은 정보 공유 권한을 사용자별로 자동 판단하며, 민감하거나 개인적인 질문에는 응답을 차단한다. 또한 트윈을 통해 어떤 질문이 들어왔고 누가 이를 질의했는지를 직원이 파악할 수 있게 해 악용을 방지한다.

비벤은 서비스 정식 출범 전 ‘스텔스 모드’ 상태에서 이미 여러 기업과 협업을 진행해 기술 신뢰성을 입증했다. 현재 AI 컨설팅 기업 젠팩트(Genpact), 디지털 에이전시 레드크래클(RedCrackle), 그리고 가르그의 전 스타트업 에잇폴드 AI(Eightfold AI)가 초기 사용자로 이 기술을 도입한 상태다. 젠팩트의 CEO 발크리샨 칼라는 “조직 전반에서 속도와 명확성을 높여주는 도구”라며 도입 효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번 투자를 이끈 코슬라 벤처스의 설립자 비노드 코슬라는 “조직에서 가장 부족한 자원이 ‘시간’인데, 비벤은 그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한다”고 평가하며, 조직의 의사결정 속도에 혁신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